조르나르호르제르의 별별사람, 별별생각
솔로지옥은 시즌 1부터 시즌 4까지 꾸준히 제작되며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대표적인 히트작이다. 커플 매칭 프로그램의 열렬한 팬으로서, 나 역시 이번에도 솔로지옥 시즌 4를 당연히 시청했다.
이 프로그램의 기본 설정은 이렇다.
예쁘고 잘생기고 몸매 좋은 젊은 남녀를 외딴 섬에 가둬 놓고, 커플 매칭이 되지 않은 출연자들은 섬에서 지내야 한다. 이 섬을 ‘지옥도’라고 부른다. 반면, 커플 매칭에 성공한 남녀는 서울의 최고급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는데, 그곳은 ‘천국도’라고 불린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유독 나를 빡치게 했다.
바로, 솔로지옥이 표방하는 ‘지옥도’를 보면서 계속해서 드는 생각.
"저게 지옥이야?"
사실, 시즌 4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즌 1부터 쭉 그랬다. 애초에 잘생기고 예쁘고 몸매 좋은 젊은 남녀가 모여 있는 곳이 ‘지옥’일 수 있나? 천국이 따로 없지. 거기에다, 출연자들은 시종일관 풀메이크업 상태이며, 매화마다 의상이 바뀐다. 도대체 이들은 옷을 몇 벌이나 챙겨온 걸까?
물론, 나는 단순한 시청자일 뿐이라 제작진이 얼마나 투입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곳곳에 배치된 소품과 생활에 필요한 각종 환경을 보면서 "제작진이 진짜 개고생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어쩌면, 진짜 ‘지옥’은 제작진이 겪고 있을지도…?
거기서 끝이 아니다. 지옥도에 남은 출연자들은 개인 방에서 개인 침대에서 편하게 수면을 취한다. 반면, 천국도로 간 커플은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천국도’라는 곳이 사실상 출연자들에게는 지옥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천국도에서는 출연자들이 반드시 촬영을 해야 한다. 즉, 지옥도에서 편히 자던 사람들은 오히려 천국도에서 ‘연장근무’를 하게 되는 셈이다.
호텔방 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프라이버시가 전혀 없다.
어색한 남녀 둘이 한 공간에 갇혀 있어야 하는 불편함.
방귀도 못 뀌고, 똥도 못 싸고, 숙면은커녕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는 상황.
최고급 호텔이라고 해도, 결국 그곳은 지옥이다.
심지어 커플 매칭이 되지 않은 사람들은 지옥도에 남아 출연자들끼리 수다를 떨고, 공동체 생활을 하며 유대감을 쌓을 기회가 있다. 반면, 천국도에 간 출연자들은 “너희 커플 됐으니 밤새 단둘이 있어라” 라는 미션을 부여받는다. "이게 과연 보상이 맞을까?"
이것은 솔로지옥 설정의 근본적인 오류다. 그래서 나는 제작진에게 강력히 제안한다.
‘지옥도’를 진짜 지옥으로 만들어라. 의식주는 출연자들이 직접 해결하도록 해라. 불도 직접 피우고, 장작도 직접 패고, 식재료도 스스로 구하고 요리도 해 먹어라. 씻지도 못하고, 생리현상도 직접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진짜 ‘지옥’이다. 그래야 출연자들이 어떻게든 커플이 되어 그곳을 탈출하고 싶어 할 것 아닌가.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이기가 얼마나 달콤한 것인지 몸소 느끼도록 해라.
‘천국도’에서는 그냥 출연자들을 바로 재워라. 어차피 ‘모든 연령 관람가’인 솔로지옥에서 수위 높은 장면이 나올 리도 없다. 이미 모두가 “어차피 저 둘, 그냥 같이 자는 척만 하겠지” 라는 걸 알고 있다. 그렇다면, 긴장감 없는 어색한 침대 장면을 찍느니, 그냥 편하게 숙면을 취하게 해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솔로지옥5는 부디 그렇게 되길 바람. 근데 어쩌나 이젠 안볼 거 같다. ^^;
반박시 니 말이 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