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오래 고통받는 사람은

이성복

by 윤호정

오래 고통받는 사람을 알 것이다

지는 해의 힘없는 햇빛 한 가닥에도

날카로운 풀잎이 땅에 처지는 것을


그 살에 묻히는 소리 없는 괴로움을

제 입술로 핥아주는 가녀린 풀잎


오래 고통받는 사람은 알 것이다

그토록 피해 다녔던 치욕이 뻑뻑한,

뻑뻑한 사랑이었음을


소리 없이 돌아온 부끄러운 이들의 손을 잡고

맞대인 이마에서 이는 따스한 불,


오래 고통받는 이여

네 가슴의 얼마간을

나는 덥힐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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