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 먹는 캥거루 두마리.
오늘의 저녁메뉴는 낙지볶음이었습니다.
매콤한 낙지볶음에 , 밥 한 공기 삭삭 비벼먹고 배를 통통 튀기며 콧노래를 부르다 보니 , 오늘의 글감으로 <집밥>이 튀어 올랐습니다.
먹고 싶은 걸 먹는 행복. 그 쾌감 다 아시죠?
입맛을 확 당기는 머릿속 메뉴가 눈앞에 펼쳐질 때 행복감은 진짜 엄청난 것 같아요.
아직 독립을 하지 못한(어쩌면 안 한) 캥거루족 으로써 매일 먹는 집밥은 진짜 복중에 ‘복’입니다.
냉장고만 열면 먹을 게 넘쳐나는 것을, 어린 나이엔 행복이라 부르지 않았지만, 지금은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라며 울부짖습니다.
엄마표 산해진미 수라상이 평생에 걸쳐 내 밥상이 니, 그 흔하디 흔한 배달음식도 잘 안 먹게 돼요.
사시사철 주문즉시 조리되는 요리가 나오는데, 마라탕, 짜장면, 탕후루 시켜 먹을 세도 없죠.
오늘 저녁 낙지볶음 한 그릇에 아직도 , 아니 평생을 캥거루 둘을 먹여 살려온 엄마의 솜씨가 그토록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당연한 건 하나도 없다는데, 왜 엄마는 자식에게 모든 게 당연할까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자식들 입속으로 들어갈 요리를 총총총 해내는 그 모성애의 깊이를 , 저는 감히 알 수가 없습니다.
당연하게 받아왔던 왕의 수라상을 , 왕도 아닌 캥거루인 제가 당연하게만 여길게 아니었어요. 매일 받는 밥상이지만 , 매일같이 감사한 마음 절대절대 잊지 않기로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내일은 ‘차돌된장찌개’를 해 주신다는데..
그저께쯤 제가 먹고 싶다고 말한 게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그냥 지나가는 한 마디였는데 내일이면 아침밥상 위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겠죠?
광고문구 같고, 뻔한 결말 정말 안 좋아하지만
‘집밥’은 그저 ‘사랑’입니다.
그거 말고는 표현할 단어가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