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어제 외래 진료를 받고 왔다.
내 차례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손은 차게 식어 몸에 피가 돌지 않는 기분이었다.
“조직검사 결과 암은 아닙니다.
비정형 세포만 조금 나온 거고요, 미세석회화도 촬영한 사진을 보면
크게 나빠 보이는 양상은 보이지 않아요.
미세석회가 생기는 원인은 주로 치밀 유방일 때 생기는데,
예를 들면 버스(유방)에 사람(유방조직)이 꽉 찰 정도로 많으면 서로 부딪히겠죠.
사람이 없으면 공간이 여유로우니 부딪히지 않고요.
조직이 서로 부딪히다 보니 변이가 되고 석회화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 지금 뭔가 더 할 건 없고요,
6개월마다 유방촬영, 확대촬영, 초음파 검사로 추적하면 되겠습니다.”
교수님은 내가 질문할 필요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주셨다.
겉모습은 차가워 보였던 교수님이 세상에서 제일 온화해 보이던 순간이었다.
진료 시간은 5분 정도였던 것 같다.
5분 만에 내가 살아난 기분이 들어 기쁨이 먼저 느껴지기 전에 멍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내가 그동안 별의별 고민을 하며 우울해했던 과거가 전생처럼 느껴질 정도로.
가족과 예비 신랑에게도 소식을 모두 전하고 안도의 회신을 받았다.
다들 일이 손에 안 잡혔다는 토로를 들으니 미안했다.
아프지 말아야지, 아픈 것도 죄다 싶었다.
그렇게 아무 일도 없던 사람처럼 다시 회사에 출근했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퇴근했다.
실은 어젯밤 남자친구(예비 신랑)와 라면 먹방을 보며 잠들었는데
오늘 검사 결과가 좋으면 라면 파티를 하자고 약속했다.
식습관에 강박이 있기도 하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아서
냉동식품이나 라면, 패스트푸드는 연례행사처럼 먹는데
오늘은 꼭 그러자고 약속을 했다.
그렇게 저녁식사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을 먹었다.
배부른 기분이 들어도, 내일 아침 얼굴이 퉁퉁 부어도 좋다고 생각할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