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며의결혼일기 제 13화: 우리집 페미니스트
내가 네 엄마야?
나도 일하고 너도 일하는데,
도대체 왜 가사 분담 비중은 달라?
우리가 나눠서 할 수는 있어.
하지만, 나만 할 수는 없어!
여자가 무슨 죄야?
이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나는 울그락 불그락 한 얼굴로
핏대를 세우며 남편을 몰아 붙였다.
결혼 초,
난 남녀 평등 문제에 진심이었다.
조금이라도 불공평해지면,
마치 남녀차별의 시초가 남편인 듯
득달같이 쏘아붙였다.
엄마는 이래야 해.
아내는 이래야 해.
며느리는 이래야 해. 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라면
나는 그 어떤 순간이든
참지 않았다.
남자랑 여자랑 똑같아.
이런거 다 차별이야.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 때문일까?
우리는 이 문제로 꽤나 싸웠다.
정말 서로 지칠정도로..
그랬던 내가 달라진 것은
나의 이중적인 모습을
내 스스로 깨달았을 때부터.
시댁 모임은 이해하지만,
시어머님 가족 모임은 이해 못하는 나,
내 일에는 화를 내지만,
시어머님과 시아버님의
가사분담 불평등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나.
내가 조금이라도 더 하는 것은
남녀 불평등이라며 절대 이해 못하면서
같은 여자인 엄마가 해주는 밥은
누워서 편하게 받아먹는 나.
정말 앞 뒤 안맞는 모습
그때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네가 원하는 건,
남녀 평등이 아니라
그냥 남편 보다 조금이라도
더 하기 싫은 거 아니야?
생각해보니, 맞았다.
그런데 그럼에도.
아직도
내가 더 하는 건
좋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