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8일
날며의 결혼일기 제 3화: 내 친구 예쁜 오해영
드라마 <또 오해영 속>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두 명의 오해영이 등장한다.
한 명은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많고 예쁘다.
그래서 '예쁜 오해영'
또 한 명은 '그냥 오해영'
나에게는
같은 이름으로 자격지심을
느낄 만큼의 친구는 없었지만,
내 인생에도 가끔 '예쁜 오해영'
같은 친구들이 있었다.
나보다 공부를 잘했던 친구
나보다 좋은 대학을 간 친구
해외로 유학을 간 친구
더 좋은 회사에 취업한 친구
더 높은 연봉을 받는 친구
이런 친구들이 내게는 모두 '예쁜 오해영'이었다.
그랬던 나에게 오해영이 사라진 시기가 있었다.
바로, 스물다섯.
결혼을 일찍 한 덕분에
비교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잊고 지냈던 오해영이
또 다시 내 마음속에 고개를 들었다.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면서
어느새, 저울질이 시작되었다.
친구가 받은 신축 빌라,
루이비 예물 가방,
더 세련된 웨딩드레스
친구가 잘 된 것은 진심으로 축하했지만,
마음 한 켠에 부러움이 차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혹시,
나도 결혼을 늦게 했다면
그런 걸 받을 수 있었을까?
며칠 간 그 질문이
내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지난 시간 동안 얻은 것들을
하나씩 떠올려봤다.
나는 그동안 날자를 낳았고
키웠고, 사랑했고,
그 시간 속에서 남편과 더 끈끈해졌다.
'안정'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처음 느꼈던 것도 그때였다.
이걸,
다른 무엇과 바꿀 수 있을까?
하지만, 앞으로도 내 인생에는 오해영이 계속 등장할 것이다.
더 좋은 집에 사는 오해영.
아이를 더 좋은 환경에서 키우는 오해영.
아이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오해영.
그럴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말해야한다.
"나는 지난 4년동안, 놀지 않았다"
나는 아이를 키웠고,
남편과의 관계를 쌓았고,
좋은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그 누구보다 치열하고 바쁘게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마음 빼앗기지 말자.
나는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니까.
자, 오해영들.
얼마든지 등장해봐라.
나는 이제, 흔들리지 않는다.
날며의 결혼일기 제 3화: 내 친구 예쁜 오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