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며의 결혼일기 제6화
얼마 전,
박웅현 작가님의 <책은 도끼다>를 읽는데,
이런 구절이 나왔다.
인생의 풍요를 결정하는 것은,
행복했던 기억이다.
그런 기억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풍요가 결정된다.
작가는 그런 기억들은
직장에서 승진하거나
돈을 많이 버는 경험이 아닌,
한가로운 일요일 오전 11시같은
기억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가만히 떠올려보았다.
나에게는 어떤 행복 조각들이 있을까?
음, 우선.
1. 잠투정 하는 아이를
간신히 침대에 눕혀서
남편과 하이파이브 한 일.
2. 너무 더웠던 여름 날,
집에 있는 게 밖에 있는 것 보다 더워서
유모차를 끌고 나와 길을 걸어다녔던 일.
(당시, 신혼 집에 에에컨이 없었다)
3. 시부모님께서
주말동안 아이를 돌봐주신다는 말에
신이 나서 아이를 들쳐 업고 남편과 뛰어간 일.
(철 없지만, 빠른 탈출이 필요했다!)
4. 작은 신혼 집이라
안방에 목욕 통을 두고 아이를 씻겼는데
남편과 아이가 장난 치느라
방을 온 통 물바다로 만든 일.
(나중에는 에라모르겠다 같이 놀아버렸다)
5. 열대야로 무더운 여름날 밤,
시원하게 목욕하고 선풍기 바람을 쐬던 일.
(의외로 이렇게하면 조금 춥다!)
기억조각들을 모아보니,
놀랍게도
정말 말도 안되게 일상적인 것들이었다.
결국 나를 살게하고,
내 삶의 풍요를 결정하는 것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에 있었다
더불어, 달리 보면
그저 가난하고 부족했던 내 지난 날을
'풍요'와 '행복'의 기억으로 바꿔 준,
남편에게 너무 고맙다.
(이건 2025년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