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자라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크면 절대 엄마처럼 안 살 거야.’
아니, 엄마도 여자인데,
자신을 위해 돈 좀 쓰지. 도대체 왜 그럴까?
정말 이해 안 돼.
‘난 절대 그렇게 안 살아.’
난 비싼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
나만의 취미도 가지고,
시즌별로 예쁜 옷도 사 입어야지.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한 거 아니야?
그랬던 내가 스물다섯에
덜컥 임신을 하게 되었다.
뭔가 예감했던 걸까?
잊지 않으려 더 곱씹었다. 희생하지 않겠다고.
난 예쁜 옷 입고 동화책을 읽어주고
케이크를 함께 만드는 엄마가 되겠다고.
하지만, 아이를 낳고 나서
단 며칠이 지나지 않아 펑펑 울었다.
나는 절대 희생하지 않고,
나를 지켜내려고 했는데
아이를 키운다는 것 자체가
희생 없이는 안 되는 거였다.
모유수유를 하기 위해서는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없었고,
딱 1시간 아이를 재우기 위해
30분을 안고 업고 토닥여야 했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려면,
눕고 싶은 순간들을 떨쳐내야 했고,
케이크를 만들려면,
친구들과 만날 약속을 취소해야 했다.
눈 마주치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려면,
오늘 화나고 힘들었던 모든 순간을.
그 아픈 감정들을 숨기고 웃어야 했다.
동화책 읽어주고,
쿠키 만들고, 나를 꾸미면
좋은 엄마가 될 줄 알았는데.
좋은 엄마가 된다는 것은
나보다 아이를 더 사랑해야 가능한 것이었다.
나는 엄마처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처럼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