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날며
그와 함께 산 지 13년 째.
지금은 워낙 여러 번 봐서 놀랍지도 않지만,
처음에는 경악했던 몇 가지 습관들이 있었다.
옷장, 수납장, 싱크대. 서랍까지ㅡ
보이는 문은 다 열고 다님.
( 퇴근 후 어떤 동선으로 이동했는지 확인 가능)
매일매일 보물찾기 하는 기분.
양말이 왜 커튼 뒤, 운동화 안에서 나오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득템 가능!
(출몰 위치 예측 불가)
분명, 한 두달 전에 산 거 같은데?
왜 계속 사는 거지?
자꾸 고장난다고 하는데,
전기맨도 아니고- 진짜 충전이 필요한건 나라고!
나는 힘들 때마다
'지친다', '퇴사하고 싶다' 말하는데ㅡ
그 사람은 도무지 그런 말을 하지 않음.
솔직히, 처음에는 서운했는데 이제는 괜찮음.
(할 만 한 건가?)
도대체 날 사랑하기는 하는거야?
안 사랑하는 거야?
어쨌든 옆에 붙어 있으니
그런가 보다 하고 데리고 삼.
정말 특이하고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는데,
그런데도 그런 사람 사랑하는
내가 더 특이하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