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때는 바야흐로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겨울.
내 나이 이제 막 스물 다섯이었을 그때.
나는 갑작스러운 임신을 했고,
먹덧으로 인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하루가 다르게 배가 불러오고 있었다.
하루라도 더 예쁠 때 사진을 남기려면
결혼식이 시급했고,
시부모님의 뜻에 따라
교회에서 결혼을 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교회이기 때문에
술은 안 된다는 시어머님과
멀리서 오신 손님께
술 한잔은 대접해야 한다는 아빠의
한 치의 양보없는
첨예한 갈등이 시작된 것이다.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양측의 입장이 모두 이해되었을 뿐더러
이렇게 급하게 결혼을 해야할 상황을
내가 제공했기 때문에
어느 쪽 편도 들기 힘들었다.
결국 나는 결혼식은 교회에서
피로연은 교회 옆 중국집에서 하게 된 것이다.
(식권을 들고 우리 측 손님들은 우왕좌왕)
하지만, 속상은 했다.
다양한 음식이 나오는 뷔폐를 마다하고
자장면이라니..
결혼식 피로연이 중국집이라니!
‘인생에 단 한 번 뿐인 날 인데...’
그 이후,
나는 어쩌다가 결혼식 이야기라도 나오면
피아니스트 섭외를 깜박해서
신부 입장 중간부터
급하게 웨딩마치가 울렸다는 것.
결혼식 중간에 발이 너무 아파서
한 쪽씩 번갈아 신발을 벗고 있었다는 것.
신부가 조금도 울지 않고 웃기만해서
친척들에게 한 마디씩 들었다는 말은
모두 신이나서 떠들었지만.
단 하나!
결혼식 피로연을 중국집에서 했다는
사실만은쏙 빼놓고 말했다.
그 순간, 나는 늘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부끄러웠으니까.
그런데 4년이 지나고 나니,
문득 드는 생각.
뮤지컬, 춤, 마술, 유명한 연예인 초대 등.
누구나 특별하고 잊혀지지 않을
결혼식을 하고 싶은 요즘.
그 모든 것을 다 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내 결혼식에 온 사람이라면
우리의 웨딩을 인상적으로 기억하지 않을까?
잊지 않고 그 날을 새겨준다면,
그걸로 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특별한 결혼식이 되길 바라면서,
왜 평범하지 하지 못했던 것을 부끄러워했을까
어쨌든 그 날 가장 아름다웠던 것은
우리 둘이 확실하니까
내가 행복했던 것은 사실이니까.
그걸로 이제 됐다. 툭툭 털자.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사실,
시간을 되돌려
또 다시 그 때가 된 다고 하더라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할 것 이다.
시간을 두고 더 좋은 예식장에서 하는 것보다
하루 빨리 그 와 함께 있는 것이 더 간절했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죠?
나에게 소중했던 이유를 편하게 적어주세요!
날며의 결혼일기 제 5화: 결혼식 피로연 중국집에서 하게 된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