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 작가에게 배우는, 단어가 반죽되고 문장이 구워지는 글빵 연구소
시를 배운 적은 없습니다.
다만 글을 배우며, 마음의 모양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쓴 한 편의 시를,
글쓰기를 배운 학생의 눈으로 한 번 읽어주셨으면 하면서 써내려 갔습니다.
글의 숨결과 마음의 결을 다듬어주신 '미야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 글을 남깁니다.
봄은 언제나 흙에서 시작되었다.
그의 손끝에서 씨앗이 눌리고,
바람의 길이 열렸다.
작은 싹 하나가 일찍 피어났다.
햇빛을 먼저 품었다고 믿으며
뿌리를 잊고 하늘로 올라갔다.
남은 자리엔 바람이 들고,
흙은 밤새 젖어 있었다.
비 때문이 아니라,
기억이 물이 되어 흘렀다.
이른 새벽, 그는 말없이
삽자루에 묻은 흙을 털었다.
그리고 또 다른 씨앗을 심었다.
누군가 떠나도
흙 아래로 물은 흘렀다.
그의 손에서 다음 손으로,
봄은 그렇게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