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과 페타 치즈 샐러드

다른 계절의 색을 한 접시에 올리다

by 호주아재

이 샐러드는 솔직히 계절을 거스르는 음식이다.
한여름의 과일을 겨울 테이블에 올리는 일부터가 그렇다.
차갑게 식혀진 수박은 한국의 겨울과는 잘 맞지 않는다.
그래도 굳이 이 요리를 꺼내는 날이 있다.
크리스마스 같은 날이다.

빨갛게 잘린 수박은 접시에 놓는 순간 분위기를 바꾼다.
계절이 어떤지 묻지 않는다.
그냥 자기 색을 유지한 채 자리를 잡는다.
그 모습이 전구 장식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눈에 들어오는 빨간빛.

그 위에 얹는 페타 치즈는 완전히 다른 역할을 한다.
부서지는 하얀 질감, 손끝에 남는 소금기.
눈처럼 뿌려지는 느낌이 자연스럽다.
차갑게 쌓이고, 가볍게 남는다.
장식 같기도 하고, 숨 쉬는 여백 같기도 하다.

구워낸 호두는 따뜻한 냄새를 남긴다.
여름의 과일과 겨울의 향기가 한 그릇 안에서 만난다.
부딪히기보다는 섞인다.
이 요리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다.

민트와 파슬리는 숲 같은 느낌을 만들어 준다.
분위기를 채워 주는 초록색.
크리스마스 트리의 그림자가 떠오를 정도로만 남는다.
쪽파는 살짝 매운 숨결을 남기며
전체를 느슨하게 잡아준다.

레몬 드레싱은 과하지 않다.
달지도 않고, 신맛만 남기지도 않는다.
재료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도록 길을 열어줄 뿐이다.

이 샐러드는 한국 겨울에 잘 어울리는 음식은 아니다.
차가운 공기와 김이 오르는 국물 사이에 있으면
어딘가 낯설다.
그럼에도 이 요리는 테이블 위에서 작은 장식처럼 남는다.

크리스마스는 꼭 눈이 와야만 크리스마스가 아니다.
눈 대신 치즈가 흩어지고,
눈송이 대신 후추가 살짝 떨어져도
분위기는 충분하다.

한 접시의 빨간색과 흰색.
계절보다 조금 앞선 색감.
그래도 이 음식이 주는 기분만큼은 분명하다.
한 해가 무겁게 지나간 뒤,
잠깐 숨 돌릴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 준다.

이 샐러드는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라기보다는
테이블 위에 놓는 작은 풍경에 가깝다.
그 풍경 덕분에 겨울이 조금 덜 차갑게 느껴진다.




요리초보도 헤드셰프가 되는 세상에서 제일 만들기 쉽고 맛있는 수박과 페타치즈 샐러드 만들기

(Watermelon & feta salad with lemon dressing)


준비시간 10분, 2인 기준

● 재료
•수박 750g (껍질 벗기고 씨 제거)
•호두 반쪽 100g (1컵)
•페타 치즈 200g (클로버 크릭 브랜드)
•신선한 파슬리 잎 1컵 (꽉 채우지 않고)
•신선한 민트 1묶음 (잎만 따서 큰 잎은 찢어 사용)
•대파 2개 (뿌리 제거 후 얇게 채썰기)

○ 레몬 드레싱
•올리브 오일 60ml (1/4컵)
•신선한 레몬즙 2큰술
•흑설탕 2작은술
•소금 & 후추


■ 만들기
•1단계
오븐을 180°C로 예열합니다. 수박을 가로로 5mm 두께로 썰어줍니다. 각 조각을 밑면 너비 3cm의 웨지 모양으로 자릅니다. 큰 볼에 담아 사용할 때까지 잠시 둡니다.

•2단계
호두를 베이킹 트레이에 골고루 펴고 예열된 오븐에서 5분 또는 노릇하게 구워질 때까지 굽고, 꺼내어 식힙니다.

•3단계
그동안 레몬 드레싱을 만들기 위해 작은 볼에 오일, 레몬즙, 설탕을 넣고 포크로 잘 섞어줍니다. 맛을 보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합니다.

•4단계
페타 치즈를 1cm 두께로 깍둑 썰어 수박에 넣습니다.

•5단계
서빙할 때는 구운 호두, 파슬리, 민트, 쪽파를 수박과 페타 치즈가 담긴 볼에 얹습니다. 레몬 드레싱을 뿌리고 재료에 골고루 묻도록 살살 버무립니다. 샐러드를 접시에 고르게 나누어 담고 즉시 서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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