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로 성공하기 위하여
나는 취업 준비를 1년 반 했고, 취업하고 나서도 내게 맞는 직무를 찾아서 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까지 3년 반을 쓴 셈이다.
좋은 인턴을 하기 위해, 대기업 신입 공채로 뽑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교 4학년은 경영전략마케팅학회 활동에 전념하며 컨설팅 스타일의 장표 찍는 법을 익히고 대기업, 외국계 회사들과 기업연계 프로젝트를 5번이나 했다. 이후 스타트업과 광고대행사 등에서 3번의 인턴을 했다. 약 3년 간 100개가 넘는 자기소개서와 지원서를 쓰고 정말 많은 면접을 봤다.
결국 IT 업계에서 기획자로 일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인생이 좀 더 원하는 방향으로 굴러갔다. IT 업계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훨씬 더 빠르게, 좀 더 어린 나이에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다. 역시 좋아하는 일을 잘 하는 게 성공하고 행복한 길이라고 더욱 믿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왜 이렇게 시행착오가 많았을까, 참 그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면 좋았겠다-라고 가끔 생각했다. 그래서 좋은 커리어패스를 쌓기 위해 늘 잊지 않을 실패 이력서를 적어본다.
1. 내 하드스킬, 소프트스킬에 대한 메타인지를 정확히 하지 않은 것
대표적으로, 전략 기획을 잘 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내가 진짜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시장 가치가 낮다고 평가하면서 스스로 내세우지 않았다. 그리고 나랑 실제로 별로 잘 맞지도 않는 회사와 직무에도 대기업이면 다 지원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기소개서에도 내가 한 경험에서 실제 내 장점과 조금 동떨어진 것들을 부풀려서 적었다.
이렇게 내 경험과 장점을 스스로 왜곡하여 적고 말하다 보니, 정말 내가 원하는 회사의 직무에 지원했을 때도, 스스로 메타인지를 잘 못 한 상태로 지원하게 되었다. 채용 과정에서는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고, 자신감은 내가 잘 하는 것을 남에게 정확히 잘 설명할 수 있는데서 오는데, 메타인지가 흐려진 상태이다 보니 당연히 승률이 떨어졌다.
2. 주변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회사들을 나에게도 좋은 회사라고 생각한 것
나랑 실제로 별로 잘 맞지도 않는 회사와 직무에도 다 지원한 것엔 이런 이유가 컸다. J&J, 화이자, P&G, 아모레퍼시픽, Loreal 마케팅 직무, 신한은행의 기업 WM 업무 등.. 이런 곳에 들어가겠다고 열심히 노력했다. (이 회사들은 모두 훌륭한 회사입니다)
나는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좋아하고 하고 싶어했었다. AE도 하고 싶었고 카피라이터도 정말 좋아했다.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한 계기로, 나중엔 UX 디자인, 서비스 기획을 하고 싶었다. 난 관심 없고 좋아하지 않는 것엔 사실 열정을 거의 쏟을 수 없는 사람인데, 그것도 모르고 난 관심도 없는 화장품, 제약 회사에 영업마케팅으로 지원했으니 참 리소스 낭비를 한 셈이다.
활동했던 연합마케팅학회에서 탑티어 외국계 회사라고 많이 쳐줬었고 은행은 연봉 높은 걸로 항상 취준생들에게 선망받았으니. 그냥 이런 이유들이 무의식에 깔린 채 지원했던 회사들이 참 많았다. 인턴을 할 때도, 항상 ‘신입으로 일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의 회사를 찾기 위해서 인턴을 많이 해볼거다!’라고 말했으면서도, 항상 주변 사람들이 “이 회사 이름을 좋다고 볼까?”를 엄청 신경썼다.
3. 나와 내 일, 내 장점을 one liner로 꽂힐만한 한 줄을 만들지 않은 것
면접을 잘 못 봤던 이유. 서류 합격률은 좋은 편에 속했다. 이름난 회사에서 1차 면접과 최종 면접을 많이 봤지만, 잘 떨어졌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어떤 강점을 가진 사람이다’를 잘 설명하지 못했다.
“이 프로젝트나 이 일에서 무엇을 도출해서 어떤 걸 했어요. 난 이걸 딱 잘해요.” 이런 인상을 남에게 남겨주는 것 - 이게 정말 중요한데 이걸 잘 하지 못했다. 그리고 남들이 듣고 싶을 얘기가 아니라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야기를 하는 경향도 있었던 것 같다.
4. 내가 욕망하는 것을 아주 솔직하고 명료하게
스스로 인정하지 못한 것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나는 광고 회사에 가고 싶었다가, 나중엔 서비스 기획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잘 인정하지 못했다. 학생 때 2년 넘게 마케팅만 팠는데, 스타트업 인턴 3개월했던 걸로 희망 직무가 바뀐다는 게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
광고회사도 포기하면 안 될 것 같고, 당시 내 주변 사람처럼 모두 이름난 대기업에 가서 월급 받고 행복한 신입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2-3가지를 다 챙겨보려 했다. 하지만 그건 당연히 잘 되지 않았다.
5.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솔직하고 뾰족한 욕망과 목표에 집중적으로 리소스를 쏟지 못한 것
1, 2, 3, 4의 환장 콜라보레이션으로 리소스 배분을 잘하지 못했다. 진짜 내가 하고 싶었던 서비스 기획자가 되기 위해 그 동안 쌓아왔던 것과 다른, 새로운 경험을 쌓았다. 일부러 UX 에이전시에서 선행 프로젝트를 하고, SKT 기업연계한 ICT 프로젝트를 했다.
하지만 이걸 하면서도 정말 내가 원하는 것과 다른 수많은 회사에 지원하고 떨어지고 멘탈 낭비를 반복했다. 만약 내 욕망에 아주 솔직했다면, 서비스 기획이나 IT 업계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만나고 배웠어야 했을 것이다. 내게 가장 중요한 일에 시간을 많이 쓰지 못하는 것은 성공률을 낮출 수 밖에 없다.
6. 나를 아주 잘 아는, 내 커리어적인 메타인지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 아닌,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blunt하고 edge 없는 조언들을 쫓거나 그런 말에 휘둘린 것
보통 조언을 얻을 땐, 내가 원하는 곳에 가서 2-3사이클 먼저 경험을 쌓은 사람들을 찾아가라고 한다. 2-3사이클 먼저 앞서간 선배들을 찾아가긴 했었다. 학생 때 삶의 궤적의 유사성이나 내가 가고 싶은 회사에 있는 사람들을 찾았다. 하지만 광고를 포기하지 못해서 제일기획 카피라이터, 이노션 AE 등 - 이런 분들을 만났다.
이 때 내 주변엔 개발자거나 IT 회사에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면 내 준거 집단을 바꿔볼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그 땐 그런 생각 자체를 못했다.
그리고 심적으로 아주 외롭고 힘드니까 정말 친한 친구나 언니 몇에게 의지했던 것 같은데, 감정적인 의지는 되었지만, 나와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이었기에 커리어적인 메타인지에 객관적으로 도움이 되진 않았었다. 게다가 집에서는 내게 MBA를 권하고, 난 그 말에 휘둘려서 그 진로까지 알아봤으니, 내 메타 인지와 명확한 목표 설정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에 계속 시간 낭비를 한 셈이다.
7. 방향 전환을 하는 선택을 주저한 것
4와 연관된 이야기인데, 메타인지와 욕망에 솔직한 것 이걸 둘 다 못했던 것의 결과다. 2년 넘게 광고와 마케팅을 파다가 갑자기 내가 직접 하지도 않았고 옆에서 보기만 했는데 좋아보였던, 서비스기획을 하고 싶은 게 말이 되나? 이렇게 하고싶은 게 계속 바뀌어도 되는걸까? 스스로에게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 마음이 정말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 직관을 따라보고 내 컴포트 존을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인생이 바뀐다는 걸 나중에 많이 경험했다.
8. 내가 인정받으려고 노력할 필요 없는 집단을
내 인정과 만족의 준거집단으로 삼고 허상을 위해 노력한 것
취업준비 직전까지 열심히 활동했던 마케팅전략학회가 그 취업 준비 기간동안 내 준거 집단이었다. 애초에 활동하면서 거기서 내가 진짜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잘 없었다. (겉으로는 다 친하게 지냈다) 그런데 그들이랑 어울릴 것도 아니고 나중엔 어울리고 싶지도 않았고 실제로 만나자고 연락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음에도, 지금 내 회사가 지금 그 사람들의 집단에 어울리는지 안어울리는지를 스스로 재단하고 스트레스 받아했다.
그리고 내 인정과 만족의 준거 집단은 무엇보다 나다. 지금은 어떤 준거집단에서 인정받고 싶나?가 있는가? 한 번 체크해봐야한다. 지금은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일하거나 행동하지 않는다. 내 인생의 목표와 행복의 기준이 명확하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 일한다.
커리어 패스를 잘 닦기 위해서 계속 내가 원하는 것을 고민하는 일은 끝나지 않는다. 내 시장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회사를 선택하는 과정도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때 레슨런을 잘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할 때 적용하려 한다. 그리고 혹시 누군가 비슷한 상황에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