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넘게 브런치 글을 쓰지 않았다.
반복적으로 우울함을 공유하는 것이 바쁜 애 붙잡아 놓고 시간 뺐는 거 같아서 중단했다.
암울하고 패배감 가득한 한숨을 누가 듣고 싶겠는가.
상황이 나아지면 글을 써야지... 했었다.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새로운 도전이 되고 다른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시 글을 쓴다.
나의 불안과 우울을 위로하기 위해 글쓰기가 필요하므로 바쁜 애 붙잡아 놓는 게 되더라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다만, 하고 싶은 얘기는 일상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쳐야겠다.
납득해 달라고 쓰는 글이겠지만 정의 내리고 인정하라고 붙잡으면 듣는 이가 너무 괴로울 것 같다.
시간이 지나 경험이 달라지니 그때와는 내가 달라졌고 정의 내리는 글은 이제 쪽팔려 못 보겠다.
이건 좀 ... 경솔한데?
그래도 발행 취소는 하지 않으려 한다. 쪽팔림을 남겨놔야 잊지 않을 것이다.
글쓰기 스타일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감이 없다.
간략히 현재 상황을 정리하면
만들어 파는 건 일단 중단. 체험 수업을 하기로 했다.
기존의 공방은 협소하고 외진 곳이라서 장소를 넓히고 조금은 사람 사는 동네와 가까운 곳으로 왔다. 덕분에 월세는 두배가 되었다.
여유자금이 떨어져 연금을 해약했고 그것마저 바닥이 났다. 2년 동안 수입이 없으니 이렇다.
이사를 위해 대출받았고 보증금, 이사, 기본적인 세팅을 마치니 3천 대출금도 다 쓰고 통장에는 몇백밖에 남지 않았다. 이렇게 계속 수입이 없으면 몇 개월 못 버틴다.
바닥에서 새로운 도전을 생각하고 실행으로 옮기고 오픈 준비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오락가락했다.
가끔 새벽에 눈이 떠진다.
이대로 일어나면 피곤해서 일을 못 할 테니 좀 더 자야지.
그래야 또 일을 하지.
하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내 몸이 하는 생각을 알 수가 없다.
불안이 묵직하게 밀려와 머리를 꾸욱 꾸욱 밀도 있게 채우니 지끈거리고 열이 난다.
손발이 묶인다.
매일 그러는 건 아니다. 어느 날은 조금 가벼워 움직일 수가 있다.
오늘은 뭐라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