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격 Jun 16. 2022

응석

체험하시는 분들은 커플이 거나 모녀. 아이들, 여자 사람들이다. 

남남의 경우는 없다. 

커플의 경우 어린아이를 연상시키는 말투나 행동을 보인다. 

만들어 놓은 결과물도 그렇다. 


이쪽에서 구경하세요. 다른 분들이 만들어 논건대, 오늘 이런 거 만들 거예요.

이 아이는 잘 만들었네? 

어른이 한 겁니다.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 저학년은 어머님이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 

대부분 하고 싶은 거 하라고 기 살려 주는데 주력한다. 개중에 통제에 집중하시는 분이 있다. 


이렇게 해야지. 안 이쁘잖아. 삐뚤어졌잖아.

엄마. 이건 내 작품이에요.


당당한 아이도 있고 


나도 좀 하자..


투정 부리는 아이도 있다. 


통제가 많을수록 아이는 금방 집중력을 잃고 딴짓을 한다. 

하고 싶은 데로 두는 경우 설명을 듣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예술이 탄생된다. 


아이가 집중력 잃고 재미없어해서 

그냥 하고 싶은 데로 두면 이렇게 돼요.

어머니에게 다른 아이가 만들어 놓은 것을 보여줬다. 

더욱더 통제. 


이런 건 통제보다는 교육인 거지. 

아이 키우는 건 쉽지 않지.

사회성을 길러줘야 하고 양심은 혼났던 기억에서 나오니 혼도 좀 내줘야 하고.


나는 꾸중과 잔소리가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의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셨고 늦은 저녁에야 들어오셨기 때문에 만날 일이 없었다. 

아버지는 사전 징조 없이 버럭버럭 꾸중으로 교육하셨다. 

그 덕에 눈치가 늘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이가 되었다. 

그런 아이는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불안감에 지배당했다. 


파친코의 어린 선자에게 아버지는 

더러운 세상이 너를 건드리지 못하도록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켜주겠다 말하고 20여분 후에 죽는다. 

공약 남발이지만 그 말은 계속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어 선자가 씩씩하게 잘 돌아가도록 만들어 준다.


젊은 시절 맡은 일은 곧 잘 해내는 편이었다.

하지만 내가 한 일이 문제 될까 봐 전전긍긍하며 날 세워 일을 했다. 잘못을 얘기하거나 다른 방식을 제안하기 힘든 껄끄러운 동료였다.

그래도 포용력 있는 동료들 덕에 경력이 쌓이고 부족함을 인정해도, 도움을 받아도 괜찮다는 걸 경험하면서 조금씩 편해졌다. 


어려서 사랑받지 못했으면 어른이 되어서 받으면 된다. 

엄살떨고 투정하고 비비고 기댈 대상이 있으면 된다. 

그래도 상대가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용기가 있으면 된다. 


술만 먹으면 친구들에게 화를 내고 


중진국 병 알아? 우리 세대까지 다 죽어야 성숙한 나라가 될 수 있어


집에 들어오면 어머니에게 화를 낸다. 


어머니 못해요. 내가 할게요.


아이 같은 짧은 대화. 

믿음이 깔린 투정과 유치함. 

챙기는 마음으로 공격하는 커플. 

지혜로운 이들이다. 


작가의 이전글 가족 이야기 (어머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