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격 Sep 22. 2022

이 정도인 것이지

매출 200 정도.

 

작년에 월세도 못 내다가 하반기 월세 100만 원 정도 나오기 시작해서 그후 계속 정체였고 7,8월에 아이들 방학에 맞춰서 매출이 올랐다. 

월세 내고 전기료, 자재비 제외하고도 100은 가져갈 수 있었다. 

손해 보지 않는 것이 처음이었고 이제 바닥을 친 건가 했다. 

인당 2개에 크기 제한을 두지 않았기에 가마를 부지런히 돌려도 약속한 시간을 넘겨 완제품이 나왔다.  

그래서 크기 제한을 주고 정기수강의 경우 갯수도 제한했다. 

근데 이제 다시 풀어 주려 한다. 

가마 공간에 여유가 생겼다.  

 

방학이 끝나자 월세 + 전기료, 자재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갔다. 

성인 정기수강도 4명에서 딱 멈추고 더 이상 늘지 않는다. 

신기한 일이다. 5,6월에 10명까지 늘었었다. 

한, 두 달 수강으로 만들 거 만드시고 빠지면 다른 수강생으로 채워져서 이렇게 돌아가는 거구나 생각했는데, 지금은 문의조차 없다.

물레를 배우기 시작한 4명만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역시 한동네에서 공방 2개는 어렵다

한참 우울하고 무기력하게 유튜브만 탐하는 기간을 거쳐 매출이 오르자 기운이 좀 생기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따라붙고 이제 선순환으로 바뀌는 건가 생각했다. 

의욕이 좀 생겨 판매를 위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시재품을 공방 한쪽에 진열해 놓으니 한 번씩 눈길을 주기는 한다. 예쁘다고 하고  그냥 지나간다.

대단한 반응은 없지만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더 이상의 관심을 갖지 않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가능성이라고 생각해서 기운이 좀 나고 이것저것 정리되지 않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테스트 삼아 이런저런 것을 만들어 보았다. 한번에 이상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당연하다. 지식이 부족하니까...

 

지금은 너무 먼 것을 탐구하지 말고 당장 판매 가능한 것에 집중해서 몇가지라도 상품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신 차려야 한다. 

정리하지 않고 의식의 흐름대로 움직이면 안된다. 


이곳으로 이사와 수강을 시작하기 전 2년을 돌아보면 지속적인 삽질과 깊어지는 동굴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렇게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우울, 불안을 이겨내지 못하고 잠식되어 있었다.  

그때 만들어 놓았던 것을 정리하면서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것을 이렇게나 많이 만들었을까. 

버리고 또 버려도 아직 남아 있다. 그래도 의미 있지 않을까. 나중에 쓸모 있지 않을까.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면 왜 안버리고 갖고 있었지? 더 버리고... 그래도 아직 남아 있다. 

뭔가 해야 한다. 움직여야 한다.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런 생각에 갖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깊이깊이 들어갔었다. 


이곳으로 오면서 수강을 하고 사람들을 직접 대면 하면서 정신이 좀 맑아졌다. 그늘에서 양지로 나오는 느낌이 조금 들었다. 

근데, 매출이 꺾이니 다시 무기력이 찾아 오려한다. 

불안이 다시 찾아오면 떠 얼마나 늘어질 건가. 

유튜브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자책으로 잠들어 우울하게 아침을 시작할 텐데.


어떤 날은 왜 그런지 모르게 편안하고 견딜만하다. 근데 어떤 날은 장사도 잘되고 했는데, 불안하고 암울하다. 도대체 마음을 알 수가 없다. 


원래 수강을 시작한 것은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었으니까.

판매 목적으로 능력을 키울 시간 동안 견뎌내기 위한 것이었으니까. 월세, 자재비는 나오니까. 

불안감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인간이니까. 

차라리 잘 된 것으로 풀이 하려고 노력한다. 

담을 쌓고 동굴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 최면을 계속 걸어야 한다. 


근자감 같은 게 없어서 고생이다. 

선순환을 위한 습관을 만들어야겠어서 일단 일찍 자고 일어나 글 쓰기 해 보기로 했다. 

머릿속에 있는 것을 정리하고 사람들 앞에 꺼내 놓지 않으면 쌓여가는 생각과 감정이 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머리를 맑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작가의 이전글 모순된 취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