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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격 Nov 17. 2022

경험의 두려움

빠르게 실패하기라는 책이 있다. 

물론 읽어보지는 못했다. 

영상도 짧은 영상만 보고 있다. 

조급함이 습관이 된 지 오래다.


소개 영상 제목을 보자마자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 실행해서 경험하는 많은 실패가 성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완벽주의자보다는 경험주의자가 되라는 것이고 

성공보다는 성장에 무게를 주라는 것이다. (과정을 중시하라는 말과 같게 느껴진다)

성공했던 사람이 유지를 못하는 것은 성장 없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완벽이 목표이면 실행을 못하게 되는데 그것이 가장 문제이다. 


준비에 에너지 다 쏟으면 타이밍을 놓칠 수 있고 어찌 될지 모르는 것에 너무 큰 배팅을 하는 것이 된다. 

30%의 법칙을 얘기하기도 한다. 

고민은 어떤 일을 수행하고 완료해야 하는 전체 기간의 30% 정도만 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얘기이다. 

30%를 책정하려면 일단 어떤 일의 100%를 알아야 한다. 

이미 정해진 일정이 있으면 그러려니 하고 실천해보겠는데 

자영업으로 뭔 일을 해야 한다면 일정은 내가 정하기 나름이니 100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팔릴 만한 물건을 만들어야지. 

자세히 봐야 예쁜 게 법칙이니 잘 진열해야지. 조명은 어떡하나.

그럴듯하게 보일 수 있는 수량을 확보해야지.

브랜드 계획을 잡고 상품 철학을 적용해야지

오프라인 판매로 좀 되겠다 싶으면 SNS 적극적으로 해야지


봄부터 판매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식의 머릿속 계획으로 겨울을 맞이 하게 되었다.  


빠르게 실패하기..

정기 수강이나 일일체험을 하지 않고 판매가 목적이던 시절.

재벌이 끝났는데 가마를 열어 보지 않고 밍기적 거린다.

커피를 갈아 마시고 

닦지 않은 창을 통해 들어온 햇빛을 내려다 보고

불도 켜지 않고 

일 년 내내 공사하는 옆 건물의 소음이 듣기 싫어 영상을 크게 틀고


이런저런 테스트를 시도한 기물을 확인할 때 힘들었다. 

저기 단전보다 더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한숨을 내쉬고 

머리가 아파서 돌아서게 되고 

앉을 곳을 찾고 

재밌는 뭔가를 보려고 계속 유튜브를 스크롤하였다. 

 

제대로 분석해서 기록하거나 내 것으로 만들지 않았다. 

쳐다보고 싶지 않았다. 

실패를 들여다보는 것이 힘들었다. 차라리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싶었다. 

나아가는 느낌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었다. 


근데 이건 도망이었다. 이런 식의 행동은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게 만들었다. 


지르고 보는 낙천적인 친구는 

얼마라도 받고 일단 다 팔아.

 

무르익지 않은 것을 내놓으면 오히려 손님을 쫓는 행위. 


맞아. 집 근처에 돈가스집 오픈해서 애들 데리고 갔었는데 정신없고 맛도 그래서 이제 안가

내 말에 동의하는 친구도 있었다. 


어디까지 숙성되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지금 나는 경험을 두려워하는 거 아닌가.


실패라고 정의했던 일들이 실패 맞는지.

처음 하는 일이 예상대로 되지 않은 것이 실패인 건지 

호기심에서 나온 실험이었는데,

실험의 결과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기록해서 차곡차곡 쌓아 놓아야 밑천이 되는 거 아닌가?


조급함 때문에 잘못된 태도를 갖게 되었다. 

이미지 관리 좀 해야겠지만 내 성장을 위해서는 일단 시작해야겠다. (욕먹으면서 성장)


노력에 대한 칭찬은 인지상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케팅에 대해 찾아보다 보니 드는 생각이고 브랜드 철학도 결국 노력에 대한 얘기로 보인다. 


칭찬이 있어야 걸음을 옮길 수 있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내적으로 긍정 에너지가 샘솟는 인간이 아니기에 외부에서 얻어야 한다 

노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타인이 보기에도 칭찬할 만큼 노력을 했는지 돌아보다 보니 판매는 또 늦어진다. 

안 팔릴 것 같다. 


제품의 완성도는 부족하지만 시작 먼저 하는 걸로 

30%의 품질이고 30%의 매력이지만 판매하는 걸로 

무슨 기준으로 30% 인지 모르겠지만. 

억지 부려 30%인 걸로.  

노력을 수치화하기 어렵지만 


내 마음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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