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격 Dec 17. 2022

정리하다 보니 위로가 필요

틈틈이 대략적으로 판매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정리하고 계획했다.  

아이디어라는 것이 필요해서 한 번에 그럴듯한 것이 나올 수는 없겠고 

살아가면서 보완, 수정하기로 했다. 

힘 빼고 대단한 것은 포기한다.


브랜드(정체성, 관계)

자연주의, 미니멀인데 간식과 편안하게 어울리는 접시, 컵 위주로 간다. 

이야깃거리가 되는 작은 포인트(캐릭터)를 심자. 

방향성만 잡아 놓은 상태다. 

구체적 아이디어는 그때그때 마음 가는 데로... 

자신감을 갖자 


쓰기 편한 것은 기본이다. 

들여놓고 안 쓰게 되는 물건은 만들지 말자.

집어 들고 내려놓기 좋아야 한다.

가볍게는 못하더라도 부담되는 무게는 안된다. 잡기 편하면 부담을 덜 수 있다. 

용도를 명확히 해서 크기, 모양을 정리하자. 머릿속에만 두지 말고 그려서 붙여놓자.

개성 있는 모양을 생각했고 용도, 크기, 모양은 막연했는데 그래선 안 되겠다. 


마케팅(소통, 초대)

부족한 나를 드러내서 따듯한 고객을 찾자.


OFFLINE

공방 앞에 깃발 세우고 

테이블에 자세히 볼 수 있게 지루하지 않게 입체적으로 진열. 

용도를 연출한 사진을 옆에 두고 

고객 참여는 다음으로 미룬다. 시작하고 나서 생각하자. 


ONLINE (우선 인스타)

미소 띤 따듯한 시선으로 관찰하여 공방 생활, 관계의 흔적을 업로드. 

화이트 소음 같은 이미지, 영상을 만드는 게 목표이다. 

제품 사진은 떼샷이 아니라 단독으로 자세히 올린다. (용기가 필요)

우선 어색함을 지워야 하기에 하루 하나 올린다. 나중에는 매일 올리는 것은 부담스러우니 삼일에 한번 몰아서 올리는 걸로. 


슬로건

완벽에 발목 잡히지 말기 (나에게 하는 말이다)


행동강령

미간 주름에 신경 쓰고 미소 짓는 연습을 하자 (힘 빼고 나를 위하는 미소를 짓자) 

엑셀 파일로 하루 감정, 경험을 기록하여 버릴 것은 마침표 찍어서 그때그때 버려버리자. 

진도를 빼기 위함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잡으려니 내가 어떤 속도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확실히 알아야겠어서 거울 역할이 필요하다. 

인생은 태도와 습관이니까. 

생활을 정리해보고 습관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야겠다. 


일단 매장을 잘 정리하고 청소를 하자. 남들은 나보다 청결히 사는 것 같다.



브랜드, 마케팅을 생각하다 보니

사람들은 무엇을 소비하나 생각하게 되고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 욕망 같은 걸 생각해 보았다.

 

즐거움을 욕망하지. 

여행, 힐링 같은 걸 필요로 하고

차 한잔, 브런치... 쉬고 싶지.


여행이 욕망인 것은 위로가 되기 때문이고

위로가 되는 이유는 '남들만큼 했다', '남들하는 거 했다' 경쟁, 비교 심리 일 수도 있고

공간을 바꾸는 걸로 잠시나마 현실을 떠날 수 있어서 일 수도 있겠다.


현실만 벗어나도 행복인가?

여기서 현실은 책임, 긴장, 불안, 경쟁, 열등감 같은 거겠지. 피곤함이겠지.


남과 나에게 너그러워지면 다 해결되는 것들인데.

주변에 너그러운 사람이 많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내가 너그러워지는 게 우선인가 

근원부터 고쳐 가려면 백날 천날 걸릴 텐데.


현실을 벗어나는 것이 행복이라면. 

일을 쉬고 달달한 디저트에 커피를 마시며 수다 떠는 행위

드라마에 이입하여 나를 잊고 송준기가 되는 것

지구 저편 축구 선수의 승패가 방구석 나의 존엄을 가리는 행위가 되는  것

국뽕 소식을 찾아보는 것 

일에 몰입하여 현실을 잊는 것

이런 것들이 모두 행복을 배고파하는 행위들이다. 


송중기 드라마 끝나고 모니터에 비친 나를 보면 바로 현실로 복귀한다.

현실이 충격인 건 비교 때문이겠지. 

나는 정규 교육을 받았기에 속절없이 비교에 익숙하고 불안에 취약하다.  

열등감이 나쁜 것은 아니란다. 

노력의 원동력이고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고 그것이 콤플렉스가 되면 문제란다. 


어쨌든 누구나 열등감이 있기에 누구나 위로가 필요하다. 

명품으로 위로받는 것은 콤플렉스에 해당하는 건가?

'남들만큼 했다'는 고급 브랜드 제품이 할 일이고 

나는 잠시 현실을 떠날 수 있게 하는 쪽으로 가야겠다. 


밥, 국그릇은 현실이고

접시, 컵은 여행이다. 


내가 만든 접시에 

내가 만든 쿠키를 담아 
내가 갈아 내린 커피를 

내가 만든 컵으로 마신다. 

타인의 인건비를 들이지 않으면 싸게 해결된다. 

내 인건비는 싸니까.


현실을 떠나기 위해 

명상을 시도해 본다. 

코끝에 신경을 집중해서 나이만큼 호흡을 해보라는 가르침을 따른다. 

들숨 

날숨 

열 번을 못 넘기고 딴생각이 끼어든다.


하늘보는 것도 명상이니, 산책을 좀 한다.

낮으로는 고소하고 달달한 것과 

쓴맛 나도록 끝까지 우려낸 커피를 마시고

밤으로는 땀나는 불닭볶음면과 따듯한 정종을 컵에 담아 

두 손 가득 감싸 쥐고 홀짝인다. 


작가의 이전글 경험을 정리해야 하는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