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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모연 Oct 12. 2023

무작정 읽는 게 능사는 아니다

내성적인 건물주 [저는 이 독서법으로 연봉 3억이 되었습니다]를 읽고

법칙? 그냥 부딪히는 게 최고지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나는 보기보다 고집이 있는 사람이다. 여러 고집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문제풀이 법칙', '영문법 법칙', '연애 법칙' 같이 '00법칙'이라는 말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누군가 화려한 언변으로 얘기하는 '00법칙'을 따르는 건 왠지 편법이라는 생각이 들어 싫었다. 다 감언이설일 뿐이고, 그런 법칙을 따르며 시간낭비할 바에는 차라리 나름의 '정공법'으로 밀고 나가는 게 옳은 거라고 생각했다. 고집스럽고 무식했다.


 최근 이북리더기를 구매하고 책 읽는 시간이 많아졌다. 사실 이전에도 책을 안 읽는 편은 아니었고 나름 소설책, 자기 계발서, 투자 관련 서적 등 다양한 책을 읽어보았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다양했다. 책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고, 사고가 넓어지고, '오늘도 책 한 권을 끝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책에 나오는 멋진 문장들을 음미하는 것도 좋았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어떤 책을 읽어볼까?' 고민하며 북리스트를 살펴보던 중 눈길을 끄는 책 한 권이 있었다. [저는 이 독서법으로 연봉 3억이 되었습니다]라는 책이었다. 사실 이전부터 베스트서적 목록에 있었지만 '독서법? 그냥 읽으면 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어 손이 가지는 않았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거만함은 솔직히 거부감도 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왜 나는 아무리 읽어도 삶이 변하지 않는 거지?'라는 생각에 관심도 갔고, 결국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대부분 무시하죠. 하지만 우리는 책 읽는 전략을 달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음식 재료가 좋아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당신에게 제가 얻은 노하우를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이런 길도 있다고 말이죠.

 책 초입에서 작가는 '00법칙'을 싫어하는 사람이 나뿐만이 아님을 알려준다. 그러나 그들을 비난하지 않고, 자신이 이 책을 왜 쓰는지 겸손하게 얘기한다.

 오히려 거만한 건 나였다. '법칙'은 경험의 산물이며, 노하우, 조언이다. 앞서 길을 갔던 선배가 후배들이 좀 더 방황하지 않도록 안전한 길을 알려주는 지도다. 지도를 그린 사람이 거만한 걸까? 기껏 만들어놓은 지도를 보지도 않은 채 고집스럽게 두 발만 믿고 가는 사람이 거만한 걸까?


 단지 그렇게 해야 할 결정적인 동기가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하지 않는 겁니다.

 사실 세상에는 수많은 '00법칙'들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고, 듣고, 읽고, 공부까지 한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필독서라고 널리 알려진 [부의 추월차선],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등의 책들을 읽었다. 그러나 내 삶은, 그들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작가는 그 이유를 '동기'에서 찾았다. '동기'가 없다면, 간절하지 않다면 굳이 힘들게 변화할 필요가 없기에, 이들에게는 '00법칙'이 그다지 소용없다고 얘기한다. 변화하고자 결심하고 행동하는 건 매우 힘들다. 그렇기에 동기가 이에 들어가는 노력보다 확연히 커야만 한다. 그래야 변하기 시작한다.


 나는 모임에 나가 책을 읽고 있다는 뿌듯함과 만족감을 스스로 즐기고 있었다. (중략). 나는 직장을 나와서 자유롭게 일하며 가족을 지킬 수 있는 돈을 버는 것이 목표인 사람이었기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는 행위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여겼다.

 직접적인 '독서법'을 얘기하기 전에 작가는 '동기'와 더불어 또 다른 중요한 마음가짐에 대해 얘기한다. 바로 '신념'이다. 신념이 있어야 목표를 세울 수 있고, 결정이 단순해진다. 결정이 어려운 이유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명확한 기준, 목표, 즉 ‘신념’이 있다면 결정이 훨씬 수월해지고 결정들에 일관성이 생긴다.


 우리는 책을 읽을 때 단 한 줄이라도 자신의 인생에 적용하려고 해야 한다. 책에서 많은 걸 얻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단 한 줄로 시작하는 거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독서법의 핵심은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1권 1 진리’. 단순하지만 명확하고, 쉽지만 어렵다. 한 권의 책에서 단 하나의 진리만 찾아도 충분하다. 하지만 읽기만 하는 건 소용없다. 알기만 하는 건 모르는 거나 다름없다. 중요한 건 ‘실천’이다. 한 권의 책을 다 읽지 않더라도, 그곳에서 내 삶에 필요한 진리를 발견하고 이를 실천한다면 충분하다.

 결국 나에게 부족한 것도 ‘실천’이었다. 아무리 많은 책들을 읽고 수십 번 밑줄 그어놓으면 뭐 하는가. 긋기만 하고 끝났는데...



실천하자


 제목만 보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책 읽고 부자 되는 법’에 관한 책은 아니다. 거창하고 복잡한 법칙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실천’, 이 한 단어다. ‘부’는 그에 뒤따르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통해 간접체험을 할 수 있으니 많이 읽어야 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누군가의 체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고, 이를 통해 견문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여기에 갇혀있었다. 항상 간접체험만으로 끝이었다. 간접체험으로 견문을 넓혔다면 그 체험을 ‘나의 체험’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 읽은 것이고, 삶이 변화할 수 있다.

 그러니 실천하자!


* 인용문구들은 모두 이 책에서 가져왔습니다.

* 사진은 경기도 시흥 드라이브 중 찍은 가을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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