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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처음 한 일- 은행 계좌 열기와 스타벅스

마드리드에서도 스타벅스야?

by 초록초록

마드리드에 도착한 다음 날

에이전트와 만나 처음 한 일은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었다.


스페인 은행 업무는 철저히 예약식으로 진행되고

특정 업무를 볼 수 있는 요일과 시간이 정해져있다


예를 들어 고지서 납부 업무는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에만 가능하다는 식이다


그리고 은행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우리나라보다 일찍 문을 열고 이른 오후면 문을 닫는다


아침 일찍 에이전트와 만나 은행으로 향했다.

아마 내가 그날 첫 손님이었을 테지


참, 스페인 사람들은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유럽 사람들은 다 영어를 잘할 것이라는 것은

나의 엄청난 착각이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마드리드에 도착한지 얼마되지 않아서였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올라(안녕)와 그라시아스(감사합니다) 뿐이었는데 말이다

다행히 일하게 된 회사에서 은행 업무, 집과 학교 알아보기인터넷 설치 등 필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에이전트를 보내주어서

큰 문제없이 업무를 볼 수 있었지만 그땐 몰랐다.


스페인어를 못하는 것이

얼마나 크리티컬한 문제였는지를.


특히, 어린 딸들과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간

가장(?)의 입장에서 생존 스페인어는 필수라는 것을.


스페인어를 배울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와

스페인어 능력시험인 델레 시험에 응시한 이야기는

다른 에피소드에서 풀어보겠다.


아무튼 수십 장의 서류에 사인을 하고 나서야

계좌 개설과 체크카드, 신용카드 신청 절차가 끝났다.


계좌에 연동된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를 각각 신청했는데

체크카드야 통장 잔고만큼 쓸 수 있다쳐도

신용카드 한도가 500유로던가?


하긴 요즘도 그런진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는 신용카드가 있다는 것도

하나의 훈장이라고 하니

정말 한국이 신용 사회가 맞나보다.


또 매월 통장에 일정 금액 이상이 입금되지 않으면

통장 이용 수수료가 붙고


수도요금, 가스요금 등 자동이체 금액이

통장 잔고보다 더 많이 빠져나가서 잔고가 0 미만이 되면

이자료 15유로가 붙는다고 했다.


우리 나라는 그런 경우 자동이체 거래가 안되고

연체가 되는데 여기는 일단 빼가고 보나보다.


뭐 크게 기능도 없고 해주는 것도 없어보이는데

이용 수수료에다 페널티까지

조심할 건 엄청 많다 싶었다.


아 그리고 스페인은 모든 것이 엄청나게 느리다.

체크카드 받는데 1~2주 정도 기다려야 한단다.


그것도 배송해주는게 아니라

미리 예약(그놈의 '시따' - 스페인어로 '예약')을 하고 찾으러 가야 한다고. 휴.


아무튼 무사히 은행 업무를 마치고

레지던스 근처 스타벅스로 향했다


사실 유럽에서는 스타벅스가 그렇게 인기있지는 않지만

책을 읽거나 노트북 펴놓을 만한 곳은 여기 뿐이기도 하고

로컬 카페는 아직 왠지 어색해서

레지던스에 머무는 동안

이 스타벅스만 몇 번을 갔는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추억의 장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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