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릴레뇨의 휴식처 - 레티로공원 Parque del Retiro
한국시간 목요일에 출국해서
마드리드 시간 목요일에 도착하고
금요일은 은행 계좌 열고
앞으로 살 집과 아이들이 다닐 국제학교를 둘러보면서
분주히 돌아다녔다
주말에는 별다른 스케줄이 없으니
혼자 마드리드를 탐색(?) 해 보기로 했다
그리운 레지던스 근처
100년쯤 된 것 같은 낮은 건물들이
여기 유럽이야 하는 것 같다
목적지는 레티로공원으로 정했다
3월 말이면 보통 봄 날씨라는데
이상하게 그 해는 꽤 추웠지만
마드리드에서의 첫 주말이니
혼자 숙소에 있고 싶지는 않았고
아직 대중교통을 탈 용기는 없어서
걸어갈 수 있는 레티로 공원을 골랐다
사실 말이 걸어갈 거리지
걸어서 30~40분은 떨어져 있는 곳이라
쉬엄쉬엄 주변 구경하면서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카페에도 들렀지
이름을 기록해 둘걸
사진만 남아있네
뺑 오 쇼콜라 하나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
손님은 나뿐이었고
조용한 분위기가 좋았다
스타벅스를 제외하고
마드리드에서 처음 가본 카페라 기억에 남는다
길거리의 모든 풍경이 낭만적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이 도시에 산다는 생각 때문인지
여행으로 잠시 들를 때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달까
나 이방인 아니야
여기서 거주증 받고 사는 사람이야 뭐 이런 기분?
드디어 레티로공원에 도착했다
레티로 공원은 마드리드 중심에서 좀 더 남쪽에 위치한 긴 직사각형 모양의 공원으로
마드리드에 워낙 공원이 많긴 하지만
마들릴레뇨(마드리드 사람들)들이 특히 사랑하는 공원이라고 한다
입구도 여러 곳이 있는데
옆문 중 하나로 들어가니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오 이게 바로 유럽 감성이지!!!
가만히 서서 몇 곡을 듣고
공원을 둘러보았다
이렇게 인라인과 스케이트 보드용 도로도 있고
예쁜 에메랄드 빛 호수도 있는데
꽤 큰 유람선도
직접 저어야 하는 작은 배도 탈 수 있다
가만히 서서
노 젓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왠지 마음이 편안해졌다
동시에 여기 나랑 잘 맞겠는걸?
나 여기서 잘 지낼 수 있겠는걸?
어쩌면 나 이곳을 평생 사랑하고 그리워하겠는걸? 싶었다
그리고 그 직감은
아주 정확하게 들어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