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의자와의 아쉬운 이별
2015년에 장만했던 흔들의자.
다리가 닿는 부분의 각도가 조절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골랐던 건데,
언제부턴가 엉덩이 닿는 부분이 꺼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무게를 못 이겨 처지는 건가 생각했다.
그런데 커버의 지퍼를 열어 내부를 살펴보니 시트 부분을 받치기 위해 엮어놓은 플라스틱 끈이 끊어져 있었다.
다른 부분은 멀쩡했기 때문에
수리 또는 해당 부분 부품만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품고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해당 부분의 경우 별도 부품을 공급해드리거나 수선해드리고 있지 않습니다.
자가수선하시거나 제품 재구매 안내드립니다.
요즘 이사 준비 때문에 물건 정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쓰지 않으면서도 욕심 때문에 품고 있는 물건들은 과감히 버리려고도 한다.
그럼에도 이 의자는 고쳐서 새로운 집에 데려가고 싶었다.
구입 가격을 생각하면 쓸 만큼 썼다 봐야 하나 싶다가도
저 끈이 끊어졌다고 못쓸 물건인 줄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 텐데.. 후회한다.
문제가 생기면 고칠 수 있겠거니 안이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저렴하게 사서 짧게 쓰다 갖다 버리는 패턴을 바꾸고 싶은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경제력도 필요한 걸까.
패스트 패션, 패스트 퍼니처, 패스트 리빙.
저렴함을 경쟁력으로 사후 관리에 무관심한 회사 물건은 더 이상 들이고 싶지 않다.
결국 가난이 죄인가 봐. 그런데 버릴 때도 돈이 든다는 거 알지?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