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ges, Spain
원래 계획은 바르셀로나만 돌아볼 생각이었는데,
더블린 공항에서 우연히 만나 동행이 된 Y가
바르셀로나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시체스라는 작고 예쁜 도시가 있다며
함께 가보지 않겠냐고 권해서 따라갔다.
못 봤다면 후회했겠다 싶을 만큼 도시 구석구석이 아름다워서
지금도 다시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로 꼽는 추억의 여행지가 되었다.
해변가를 걷던 중
시체스 해변을 모델 삼아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한 무리를 마주쳤다.
‘야외 드로잉 모임이라니, 이런 풍경을 곁에 두고 살면 절로 예술가가 되고 싶어질 것 같아.’
당시 그림에는 전혀 재주가 없었기 때문에 막연한 부러움만 품고 지나쳤는데,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나는 그림으로 여행을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패드와 애플 펜슬을 들고 다시 그곳에 가고 싶다.
이젠 많은 것을 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느긋하게 내 방식대로 여행할 수 있을 것 같다.
2009. 03.
스페인, 시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