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새로운 시도
며칠 전엔 이사한 이후 처음으로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를 타고 시내로 나가보자고 결심하는데 1년 가까이 걸린 것 같다.
이전에 살던 곳은 자전거길이 잘 되어 있어 시내 곳곳과 접근성이 좋았는데, 지금 집 근처는 횡단보도 때문에 길이 끊어지는 곳도 많고 자전거 도로 자체가 열악한 편이라 심리적인 허들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함 타보자. 해보고 안되면 다시 안 타면 되지 뭐.
1시간 가까이 작은 모험을 하고 돌아왔다.
오르막이 많아서 다시 가긴 어려운 코스임을 확인했지만, 시도한 내가 마음에 들었다.
집을 나서기 전까지 우울한 생각에 시달렸던 자신을 운동으로 잘 달랬으니까.
요즘 부쩍 나 자신을 정리할 때가 되었다고 느낀다.
내가 공간이라면 쓸고 닦아 청소할 수 있을 텐데.
이불이라면 팍팍 발로 밟아서 뙤약볕에 널어 바짝 말릴 수 있을 텐데.
물리적인 변화 없이 조금씩 내면을 바꿔나가는 것은 고통스럽다.
붙잡고 싶었던 일에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영역을 확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현재 상황이 여의치 않고 무엇보다 나답지가 않은 것 같다.
나는 외면과 내면의 결이 맞아야 시너지가 나는 사람이라는 걸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나서야 다시금 확인했다.
멍청했다고 자신을 미워하지 말자. 그만큼 나의 부족한 점을 바꿔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이해하자.
그 정도 손해였던게 다행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렵지만 해내고 싶다. 스스로를 더 좋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