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더러운 이야기지만, 공중화장실에서 닫힌 변기를 마주하는 것처럼 두려운 일도 없을 것이다.
'설마' 하는 마음에 열었다가, '역시나' 하며 기겁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설마' 하다가 '역시나' 하는 일을 오늘 겪고야 말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화장실이 아니라 내 책상 바로 아래에서.
근무시간에 정신없이 전화를 받다가 갤럭시탭을 바닥에 떨어뜨린 것이다.
뒷면을 위로 한 채 떨어진 갤럭시탭을 집은 뒤에 '설마' 하는 마음으로 앞을 봤다가 '역시나' 하며 좌절했다.
핸드폰으로 몇 시간 동안 의미 없이 웹서핑을 하다가 마음을 가다듬고 탭을 꺼낸 지 5분도 되지 않아 일어난 사건이었다.
최근에 미루고 미루던 일들을 하나씩 해보고자 했을 뿐인데...
생각보다 너무 오래 걸리게 된 앱 기획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려 했으며,
정말 오랜만에 가사를 써보려고도 했다.
낙서를 하며 '전시회 기획은 어떻게 하는 걸까?' 생각해보려 했으며,
그림을 그려보려고도 했다.
탭이 박살이 난 것이다.
미루다가 박살이 난 것이다.
생각해보면 지나온 내 인생에서 무언가를 완벽하게 하기 위해 미루다가 박살이 나거나 흐지부지된 적이 꽤 있었다.
'미루다가 박살 난다. 박살 나기 전에 미루지 말고 일단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