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책에서 읽은 것 같은데. 인생 첫 차를 산 남자가 무리하면서까지 음향 장비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처음으로 마련한 ‘나만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무슨 공간이야?’라고 생각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이해가 되었다. 도로 한 복판 위에 있는 탈것임과 동시에 닫힌 창문과 달리는 속도로 인해 통제된 하나의 공간인 것이다. 자동차처럼 물리적으로 공간을 분리하기 어려운 순간에도 인간은 자신만의 공간을 찾으려고 한다.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거나 인터넷 기사에 몰입하는 등의 행동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자신만의 공간을 갖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들어 나만의 공간에서 돈을 버는 삶을 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고 있다. ‘작업실’의 개념과는 조금 다르다. 작업실 역시 내가 꾸밀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지만 말 그대로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작업’을 하는 공간이다. 그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공간 그 자체에서 일도 하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싶다. 아직은 뜬구름 잡는 소리다. 그러나 머지않은 때 진정한 나만의 공간을 위한 첫 삽을 뜨고 싶다. 설계,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해 그 뼈대를 만들고 글, 음악, 미술 작품 등 내가 좋아하고 공부하고 싶은 것들로 그 안을 채운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이 만드는 수익으로 먹고 산다면, 누구나 꿈에 그리는 삶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