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코멘트 유튜브 디자인-1

간접 댓글 흡연

by JUNE HOLIDAY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연예, 스포츠 기사 댓글이 사라진 지도 벌써 수년이 되었다. 기사의 대상이 되는 연예인, 스포츠 선수들이 악플로 정신적 피해를 받고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계속되자 댓글 기능 자체를 없애버린 것이다. 정치 뉴스는 앞선 두 사례보다 국민의 삶에 더 밀접해 있으므로 댓글창이 없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모바일 네이버에서 ‘댓글 읽기’라는 버튼을 한 번 더 눌러야 정치 뉴스 댓글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기사 읽기’와 ‘댓글 보기’ 사이에 하나의 단계를 더 추가한 것이다. 이 기능이 도를 넘는 악플로부터 정치인과 그 주변인들의 정신 건강을 구원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기사를 읽는 독자 한 사람으로서 나는 몇 번 도움을 받았다.


뉴스뿐만 아니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의 댓글은 콘텐츠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콘텐츠의 소재가 되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 댓글창을 없애버리는 선택을 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처음 스포츠 기사에서 댓글이 사라졌을 때, 그 실망감과 불편함은 대단했다. 사람들의 재치 넘치는 말장난과 전문가 못지않은 댓글들을 읽는 것까지가 기사의 완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습관처럼 기사는 후루룩 넘겨버리고 댓글을 먼저 읽은 적도 많다. 그런데 최근 들어 유튜브에도 댓글창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아니 적어도 댓글을 볼 수 없도록 하는 설정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유튜브는 일상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그리고 영상을 플레이함과 동시에 나도 모르게 손은 댓글창을 누른다. 그 안에 수많은 재밌는 댓글들이 있지만 그중 몇몇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내 기분을 무척 상하게 한다. ‘나’가 아닌 영상의 주인공을 향한 댓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치 내가 담배를 피운 것은 아니지만 간접흡연으로 인해 불쾌해진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그리고 그 댓글의 냄새는 생각보다 나에게 짙게 배어있다.


댓글을 가려버릴 순 없을까? 유튜브에서 댓글창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은 반대할 것이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렇다면 한 사용자가 약간의 노력을 들여 본인의 계정에서만큼은 댓글에 대한 노출을 차단할 수 있도록 만들면 안 될까? 조금은 부담 없이, 대략적으로라도 ‘노코멘트 유튜브’를 디자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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