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환자 가족no.3이 쓰는, 가족한테도 하지 못한 마음 속 이야기.
엄마가 아프고 나서
서점에 있는 항암 관련 식사 책을 30권은 읽었다.
그 중 한 권의 서두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당신이 암환자의 가족이라면, 그리고 의료인이 아니라면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중대한 노력은
환자의 식사를 신경쓰는 부분일거라고.
(그 책의 모든 부분중에 가장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대목)
가족이 아파도,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검사에 따라가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환자를 케어하는 만큼, 환자 가족의 케어도 필요하다.
환자 가족이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듯
환자 가족은 서로에게 해줄수있는 일이 없다.
서로가 힘든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서로에게 기댈 수 없다.
엄마가 아프다는 걸 안 지 7개월이 지났고
우리는 한 번도 서로의 앞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없다.
그냥
서로
많이 웃는다.
세상 사람들은 힘든 이야길 누구한테 털어놓고 살고 있는걸까
삶이 나에게만 이렇게 날카로운 것은 아닐텐데
다들 가족이 아닌 누구한테 털어놓고있는걸까, 궁금해졌다.
혼자 속으로 삭이며 그렇게 뭔가 단단한 사람이 되고 있는건지, 아니면 다들 털어놓을 누군가를 가지고 있는데 나만 가난한 인간관계의 소유자인건지.
환자 케어만큼 환자 가족 케어도 필요하다.
징그럽고 이기적이지만 요즘은 그걸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