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기도 싫은 X년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오랜 친구와 3년 만에 마주 앉아 수다를 떨면서 걔는 이름 바꾸고 데뷔했더라,
누구는 남자친구랑 찍은 동영상이 퍼져서 외국으로 날랐다더라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든 생각.
'걔 있잖아, 무지개색 양말 신고 다니던'
'걔 그... 엄청 예쁜 애'
'치마 완전 짧던 애'
이름과 얼굴이 매치되지 않아 부연설명들이 몇 번이고 이어졌던 즈음 퍼뜩 든 생각.
나는 다른 이들에게 어떤 아이로 기억되고 있을까.
나는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었나요?
내 소식을 전할 때 당신은 나를 어떻게 이야기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