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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드래빗 Sep 18. 2018

아파트를 살지말지 물어보는 당신에게

* 지난 글 (https://brunch.co.kr/@holidaymemories/107) 에서 잠깐 모멘텀 투자에 대한 언급을 했었는데,  구독자분들의 아파트 관련 문의가 많아 급하게  정리하여 공유해봅니다.




지난 9월 13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 좀 더 시장은 눈치보기에 들어갔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우리의 일상은 집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나뉘어 대립적 구도마저 띄고 있다.  마음이 편치 않는 낮과 밤을 보내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나마 아파트를 매입하기까지 필요한 프로세스를 4가지로 정리해봤다. 군더더기는 걷어내고  팩트만 다시 한 번 추려 보면 분명 본인마다 각자의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① 시장 점검

부동산 시장은 순환한다. 역대 정부들은 시장의 과열과 냉각을 주시하며 규제와 완화 정책을 번갈아 발표하고 있다. 1998년 IMF 직후 김대중 대통령 집권 초기에는 환율 급등, 내수 경기 및 실업률 증가 등으로 가지고 있던 아파트를 매물로 많이 내놔 가격이 폭락했었다. 그 후 주택 가격이 안정을 찾다가 노무현 정부 때 세종시 건설 과 전국 혁신도시 개발, 2기 신도시 개발로 풀린 땅 보상금이 다시 부동산 투자로 돌아와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끌었다. 여러 차례 규제를 내 놓아도 잡히지 않던 아파트는 2008 미국발 금융위기로 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 부담 물건들이 시장에 급매로 쏟아져 나왔다. 이 때 나왔던 용어들이 '버블 세븐'과 '하우스 푸어' 다들 기억하실까 모르겠다. 그 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완화 정책을 펼치고 반값 아파트라 불리는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한다.  

여기까지 주택 경기가 지난 20년간 역대 정부들의 어떤 정책들로 왔었는지 리뷰해보았다. 지금은 어떠한가? "빚내서 집사라"던 지난 정부의 기조로  대출로 부풀어진 집값이 고공행진을 한다. 또한  지난 10년간 미국발 경기 호황으로인해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영업이익이 매우 좋았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많이 줬고 그렇게 시장에 풀린 돈이 내집마련으로 유입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최저 임금 상승과 2차 산업 실적 저조로 실업자가 늘어나고 중국 요우커가 끌어 올렸던 국내 시장 경기가 푹썩 주저 앉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인상을 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내수 경기 위축과 가계부채가 증가한 상태다. 이에 반해 미국은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며 버블을 꺼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 대출을 받고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끌어 올린 부동산은 어떻게 흘러갈까? 그래서 정부는 지속적으로 규제를 내 놓고 있다.  지금까지 수요 억제정책으로 세금과 대출에서 조았었다면 21일에 발표할 신규 택지 발표는 공급확대다. 공급 정책은 발표 5년 후 건설이 시작 되기 때문에 실제 입주할 시기가 되면 또 미분양이나 집값 하락을 염려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2008년 판교가 그랬고, 2013년 위례가 그랬다.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정부는 지금 공급 카드마저 꺼내 들었다.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가는가?

지금 정부는 세금과 대출로 수요를 억제하고 5~7년 이상 걸리는 공급카드마저 꺼낸 상태다.


< 출처: 핀다 '2018 서울 집값 전망: 어렵게 마련한 내 집값 떨어지나요?!'>



② 매수 목적 점검

각자가 다른 목적으로 아파트를 사려 할 것이다. 실거주 목적이 있고, 투자용이 있다.

실거주가 목적이라면 정성적인 부분만 보통 체크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아기 봐주시는 부모님이 근처에 사시거나 자신의 직장 근처 등이다. 또는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자면 산이 좋은 사람은 등산하기 좋은 곳, 강을 좋아한다면 한강 근처, 공원이 좋다면 큰 공원 주위로 집을 구한다.

투자용은 정량적인 부분에 더욱 신경쓴다.  최소 은행 이자 2%보다는 2배 수익을 예상해야 투자기 때문에 월세를 주든 전세를 끼고 매입을 해든 수익성을 따진다. 수요가 많은 지역,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는 지역, 산업이 개발되고 있는 지역 등 많은 지표를 참고하며 투자 위치를 정한다.

변수를 상수로 바꿔버린 동네는 안전하다. 그러나 비싸다. - ex)강남
변수를 변수로 남겨두면 위험은 안고 있지만 투자에 대한 기대 수익은 높다. - ex) 5,8,9호선 연장 예정지

우연히 정성적 측면이 정량적 우위 지역과 맞아 떨어진다면 행운이다.  그러나 자기만의 동네에 혀 산다면 집값 상승은 포기하고 물가 상승률만큼 오른다는 생각으로 살자. 그래도 본인이 행복하면 괜찮다.



③ 내 재정 수준 점검

내가 얼마의 집을 살 수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현재 대출 이자의 2배 수준까지 감당할 수 있느냐다.

예를 들어 내 소득이 월 3백만원이고 2억을 대출 받는다고 보자.  대출금리 3.2% 로 30년 원리금 균등 상환 조건으로 따져봤을 때 월 86만원을 낸다. 214만원이면 4인가족이 약간 부족한 듯해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금리가 6.4%로 오르면 문제가 된다. 125만원을 빼면 175만원으로 4인 가족이 생활하는 건 무리다. 지나치게 소비를 절제하면 스트레스가 쌓여 결국 가족 간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도 없고 계속 불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지나치게 희생하는 건 옳지 않다.


그래도 '우리 가족은 해내겠어' 라며 굳은 다짐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금리가 2배 상승하면 다른 집들이 견디다 못해 급매로 매물을 내놓게 마련이고 심지어 경매도 쉼없이 등장한다. 그러면 애써 마련한 내 집값이 떨어지는데 그것까지 감수하며 행복할 수 있을지 고려하며 ④ 마음 점검 단계로 넘어가자.


반대로 맞벌이 부부로 월 소득 1천만원이라고 보자. 똑같이 2억을 대출한다면 금리가 3.2%일 때는 914만원이 생활비고 금리가 2배로 오르면 875만원으로 생활이 가능하다. 이런집일 경우는 대출을 더 일으켜서라도 고가의 집을 구입할 수 있다. 지난 시세는 잊고 아파트를 빨리 사는 게 좋다.


④ 내 마음 점검


불안한 마음이 싫다.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그냥 맘 편하게 살련다.→ 아파트를 산다.

정말 상투 잡기는 싫다. 금리가 오르고 시중 통화량이 줄어들면 집값도 조정될거다. → 기다린다.

집 사는 건 포기다. 그냥 전세로 살다가 나이들면 좀 한적한 데로 가겠다. → 다른 재테크 수단을 찾는다.


아파트로 돈 버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말이 있다.

이유는 인구가 줄어서인데 100% 맞는 말도 틀린 말도 아니다. 인구는 줄되 가구수는 늘었고, 소득은 인플레이션 대비 늘어났다. 게다가 맞벌이 가구 증가로 교통이 편리한 지역 위주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높아져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성동구, 마포구, 용산이다. 또한 4차 산업 위주의 신규 산업단지가 들어오는 곳도 꾸준히 아파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판교, 동탄, 평택, 파주 등이다. 그들은 더이상 강남만 바라보지 않고 본인들의 입장에 맞는 곳을 선택한다.  




결국 아파트를 사냐 마냐, 지금 사냐 나중에 사냐의 선택은 본인이다. 개개인의 재정적 상황과 정성적 상황과 취향이 달라 누구도 결론 내려주기 어렵다. 4가지 프로세스를 살펴보고도 확신이 잘 안 든다면 직접 다녀보자. 특히 지금처럼 정부의 신규 대책이 발표난 직후는 심적으로 매수 매도 모두 소강기이기 때문에 좋은 기회다.


경제를 예측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경제는 닥치면 대응하는 거다. 하지만 미리 공부를 해둔다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짐작은 하고 있으되 일어날 수 있는 변수에 대해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환율상승을 앞당겨 내수 물가 상승을 초래한다. 물가가 오르면 한은은국내 금리를 올려 시장 유동성을 줄이려 할 것이고 그러면 대출 받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생겨 급매물을 내놀 확률이 크고 아파트값은 조정이 온다.



단, 지금 국내 내수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언제 금리가 올라갈지 확신이 안 들고 현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책을 내 놓고 있다는 점, 북한에 대한 투자가 고려되고 있다는 점 등의 상황도 기억하고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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