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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드래빗 Dec 24. 2018

경제 습관 탑재가 먼저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머릿속 생각이 복잡해지고, 욕망과 가치관이 복잡해진다.
복잡함을 떠나 간결함을 추구하라.
복잡한 것은 약하고, 단순한 것이 강하다.

 - 『삶의 정도(正道)』에서 서울대 윤석철 교수 -



부자들의 선택은 늘 명료하다. 그들은 자신만의 기준을 정한 뒤 핵심 한두 가지만 고르고 나머지는 다 버린다. 그래서 결정도 빠르고 후회도 없다. 지속 가능한 경제생활을 위한다면 우리도 부자처럼 복잡했던 생각과 행동을 정리해볼 필요성가 있다. 필요한 것들은 빼지 않고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해나가는 방법을 알고 습관화해보자.




세상 모든 일의 출발은 ‘나’를 아는 데서 시작한다. 내가 필요하다고 느끼거나 아니라는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본다. 그 기준은 가급적이면 소비를 많이 하지 않아도 충만함을 가질 수 있는 것이면 좋겠다. 

이런 기준은 사람마다 자라온 배경과 주위 사람들의 수준에 따라 다르다. 내 경우는 우리 엄마가 살아오던 방식과 시대가 기준점이다. 항상 무언가를 구입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우리 엄마였으면 이걸 샀을까? 옛날 우리 집에 이런 게 있었던가?”엄마는 수도가 있는 아파트에 살면서도 종종 냇가에서 빨래를 하셨다. 이처럼 이제는 불가능한 것 따르지 못하지만, 80~90년대 시절 물자가 귀하고 다양하지 않았던 때를 생각하며 소비한다. 그 당시는 제조업의 안정된 일자리가 넘쳐서 서비스업은 별로 없었다. 그만큼 쇼핑이나 외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또한 내수용 제품들은 그다지 만들지 않았고 중국산 제품은 존재하지 않아 저가 쇼핑을 맘껏 할 수 있지도 않았다. 겨우 일본 수입의 고급 제품들만 간간히 수입상을 통해 살 수 있었던 시대였다. 특히 냉장고, 세탁기, TV와 같은 전자제품은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물건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그때가 지금보다 더 단순하고 의사결정이 간단한 시기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는 그 시대를 기준으로 지금을 살아간다나는 참 과거에 사는 사람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많이 모으는 게 중요하다. 나도 모르게 써버리는 돈과 시간, 에너지의 근본적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깨닫고 생활 습관을 바꿔보자. 평생의 동반자로 경제활동을 해나가기 위한 습관은 어떤 게 있을까? 공간, 시간, 머릿속, 인간관계 이렇게 4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해보자.



1. 공간

대학 시절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후배는 개인 책상 위가 항상 수북하게 책이며 옷으로 쌓여있었다.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하지 않았는지 점점 물품들이 책상 아래며 의자 위까지 점령해 나갔고, 침대 위도 누울 자리만 남기고 옷들이 쌓여있었다. 

그녀는 고3 때까지는 공부하느라 바빠서 방 정리는 엄마가 늘 해주셨다고 한다. 그래서 머릿속에는 ‘정리’라는 개념과 행동이 없었던 것이다. 자라면서 항상 아침에 일어나 잠옷은 뱀처럼 벗어놓고 학교 갔다가 돌아오면 다시 방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고, 철이 바뀔 때는 옷장 옷들이 바뀌어 있었으며, 학년이 지나면 문제집과 교과서도 새롭게 정리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독립하고도 한동안 정리가 무언지 몰랐다며 진지하게 반성을 시작했다. 그녀는 정리에 대한 개념이 없었고 당연히 정리 습관도 없어 많이 힘들어했다. 

몇 해 전 MBC에서‘물건이 사는 집’이란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아까워서 못 버리는 물건들, 샀는데 어디 뒀는지 몰라 또 샀다는 물건들, 사은품으로 받았다는 물건들, 한꺼번에 사면 싸다고 대량 구입해서 적재해둔 물건들, 남 따라갔다가 사 온 것들, 눈앞의 유혹에 빠져 충동구매했던 것들, 남의 눈 신경 쓰느라 허세 부리듯 사 온 것들, 새로 출시된 제품이라 써보려고 사 온 것들 등 그 사연도 정말 다양했다. 문제는 그러한 물건들 때문에 발 디딜 틈 없어 집 안에 먼지가 쌓이고 청소를 못 해 곰팡이가 생겨 생활환경이 급속히 나빠져 간다. 그러다가 정리 컨설턴트의 도움으로 어마어마한 물량의 쓰레기들을 처분하고 다시금 태어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정리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 비용은 생각보다 꽤 많이 든다. 물건을 사면서 돈을 쓰고 물건을 버리기 위해 돈을 쓴다. 왜 이렇게 많은 물건 속에 살아가고 있었던 걸까? 

이렇게 정리가 습관화되어 있지 않은 사람, 정신적 허기를 채우기 위해 물건을 계속 사 모으는 사람. 결국 들어오는 물건은 있고 나가는 물건은 없어서 비롯된 일들이다. 그래서 공간은 채워 나가면서 정작 중요한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렇게 불필요한 물건들을 사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물건 사는 비용을 월 30만 원 아끼면 10년 뒤 5.6천만 원이고, 월 100만 원이면 10년 뒤 1.9억 원(8% 수익률, 세 포함)이다. 



아무것도 없는 방 안에서 취하는 깊은 숙면, 클렌저와 샴푸 병에 점령당한 욕실을 비워내고 얻는 청결함, 비워진 식탁에서 소박하게 차려 먹는 저녁 식사, 쓰지 않는 물건을 기부하면서 받는 기부금 영수증, 물건을 쇼핑하는 것 대신 펀드와 적금을 쇼핑하면서 얻는 경제적 안정감.

이 모든 것들을 내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고 싶다면 지금부터 주변을 정리해보자. 비울수록 채워지는 추억들로 분명 내 삶이 풍요로워질 것이다.


< 사진: 제주 평대리>


4. 인맥 정리

SNS는 또 어떤가? 스마트폰 연락처와 연동되어 끌고 온 수많은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시시때때로 보고 받고 있지는 않던가? 마음은 있지만 자주 연락 못했던 사람들의 안부라면 반갑기라도 하지. 지속적으로 타임라인에 보여주기 위한 사진을 도배하는 사람들은 그냥 차단하고 싶을 때가 많다. 

사회 초년생인 시절 나 또한 남의 시선과 잣대를 기준으로 나 자신을 정의했던 시절이 있었다. 뭔가 다른 옷과 유명한 가방을 소지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철없던 생각으로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내게 별로 관심 없는 사람들이 정해 놓은 성공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고 했던 게 너무 후회되었다. 

아직도 이런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써야 하는 복잡한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만 보고 싶은 사람을 정리하도록 하자. 비워진 술잔에 새 술을 따를 수 있듯이 내게 맞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10명을 정리하고 10명의 새로운 사람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순환을 해보는 것을 제안한다.


[정리할 대상]

3년 이상 연락하지 않는 사람

만날 때마다 부정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는 사람

나를 ‘봉’으로 여기고 항상 부탁만 하는 사람

화를 자주 내고 무례한 사람

시기와 질투가 많은 사람     

[새롭게 만날 대상]

 취미나 독서 등의 모임에서 만나는 사람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경험이 많은 사람

 친한 친구가 추천해 준 사람

 비슷한 소명과 비전을 가진 사람

 상대가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호의를 베푸는 사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시간과 에너지를 뺏기고 싶지 않아 한다. 주고받는 관계가 아닌 주기만 하는 사이가 된다면 오래갈 수 없음을 점점 깨닫는다. 젊은 시절 수많은 사람과 잦은 만남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들에 대한 데이터가 쌓일수록 내 곁에 남는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된다. 그래서 중요한 사람에게 더 많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라고 말하고 싶다.                     




본 글은 ‘ 엄마를 위한 심플한 경제 공부, 돈 공부’의 본문 일부입니다. 위클리 매거진을 통해 9회분 출간 전 연재 예정이며 배너를 통해 예약 및 온라인 구매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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