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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드래빗 Apr 10. 2017

6. 민낯을 꿰뚫어 봐라

서로의 이해관계와 목적을 간파하는 내공을 갖추자.

몇 달 전이었을 것이다. 항상 즐겁고 긍정적이기로 유명한 선배님과 점심을 먹던 중이었다. 내게 좋은 거 알려 주시겠다며 스마트폰을 꺼내 무언가를 보여주셨다. 말로만 듣던 톡으로 주식 정보를 주는 단톡 방이었다. 대략 천여 명은 가입돼 있던데 뭔가 수상한 느낌이었다.



"이렇게 쉬울 수가 없어. 여기서 사라고 톡을 주면 사고팔라고 톡 주면 바로 팔면 된다. 너는 나보다 더 똑똑하니까 이걸로 더 많이 벌 수 있을 거야."
"선배님, 얼마 주면 가입이 되나요?"
"5백이야. 근데 본전은 금방 뽑을 수 있어."
"그래서 선배님은 얼마나 버셨어요?"
" 초반에 많이 벌었지. 근데 지금은 좀 안 좋아서 6천 정도 손해 나고 있어. 금방 회복될 거야."
" 아... 선배님"


무언가 고수익을 준다는 재테크 방식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이런 사기는 정말 딴 나라 일일 줄 알았는데 내 옆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게 참 우스웠다. 분명 저 단톡 방 운영자는 톡을 주기 전에 주식을 먼저 사놓고, 회원들이 따라서 매수하게 하여 가격을 올릴 것이다. 그 뒤 본인 꺼는 팔고 톡방에 다시 매도 오더를 내리겠지.


사람들과의 이해관계와 목적은 다르다.
이러한 의도를 꿰뚫어 봐야 우리는 안전하게 자산을 지킬 수 있다.
내가 선의로 다가간다고 상대도 우리를 도와줄 거라고 믿는가?


그렇다면 우리가 경제 공부를 하면서 마주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알아보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하지 않았던가.



1. 부동산(부동산  중개인)


    # 관계 목적 :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하여 계약을 하게 만들어줌.

    # 수익금 : 중개 수수료


해당 아파트의 호재가 있어 더 오를 거라 예상돼도 집주인에게 얘기해주지 않는다. 당장 눈앞에 거래 성사 시 수수료가 있는데 미뤘다가 매도자, 매수자 모두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도자로 전화했을 때 시세와 매수자로 전화했을 때 시세가 다르다는 것도 우린 알고 있다. 매도자로 전화하면 낮게 부르고, 매수자로 전화하면 보통 높게 얘기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직한 부동산도 많으니 4~5군데 부동산이 모여 있으면 반드시 2곳 이상 물어보는 게 다.

    

2. 은행(은행원)


   # 관계 목적 : 예금 및 대출,  각종 상품 판매

   # 수익금 :  예대마진, 각종 수수료


은행 창구에 가면 직원들이 여러 가지 상품을 권한다. 그들도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걸 알기 때문에 나도 오래 거래하는 은행은 일부러 하나씩 들어주기도 하고, 온라인으로 가입할 때는 받아뒀던 명함으로 직원 이름을 입력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정말 필요한 상품인지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은 그들이 아니라 ' 나'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미 세팅된 금융상품대로 내 소중한 급여가 자동 이체되고 있음을 몇 년 뒤 깨달을 테니.


3. 펀드 운용사(펀드매니저)


   # 관계 목적 : 여러 사람의 자금을 모아 펀드 운용

   # 수익금 : 펀드 운용 수수료


펀드는 좀 복잡하다. 선취 수수료, 후취 수수료에 따라 가입하는 상품의 뒤 알파벳 글자가 다르다. 보통 고수익을 예상하는 상품은 선취가 유리하고 안정적인 상품은 후취가 유리하기는 하다. 하지만 수익이 나든 안 나든 펀드매니저에게 수수료는 주어야 하는 게 펀드의 약점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그들이 펀드를 굴려주고 있기 때문에 내가 직장에서 편하게 일는 거일 수 있으니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게 맞다.


4. 건설사(분양업체)


   # 관계 목적: 높은 분양가, 조기 완판

   # 수익금 : 분양대금 , 수수료


" 수도권 사상 최고의 경쟁률 265:1.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이런 플래카드를 모델하우스 근처에서 본 적 있는가? 분양사는 조기 완판이 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기 지역은 분양금은 높으나 무상 옵션이 거의 없고, 비인기 지역은 분양가도 낮고 대부분 무상 옵션에 중도금까지 무이자로 해준다. 그래도 부동산은 입지기 때문에 무상이라는 잠깐의 눈속임에 속아 넘어가지 말고 청약 통장을 써야 한다.


5. 보험회사(보험 설계사)


   # 관계 목적 : 고객 자산 확보

   # 수익금 : 물가 상승으로 인한 차익 , 해약 시 원금 미지급으로 인한 수익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보험을 해약해야 할 때가 있다. 금융은 절대 서민의 편이 아니다. 아쉬운 사람은 손해를 보더라도 보험을 깬다. 절반 정도 받는다. 불시의 사고나 질병을 대비하여 보험을 하는 게 맞지만 무리하게 많이 하는 건 바보다. 우리가 정작 보험 만기에 그 돈을 쥐었을 때 물가는 지금의 몇 배가 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자들은 보험을 안 든다고 한다. 그 돈으로 투자하여 인플레를 따라가는 게 그들의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6. 부동산 방송(투자전문가)


   # 관계 목적 : 부동산 정보 방송, 1:1 전화 상담

   # 수익금 : 건설사 수수료(다가구, 오피스텔 분양 권유) , 오프라인 교육비


부동산 방송으로 전화 연결된 사연들을 듣다 보면 가끔은 나도 혹한다. 하지만 우리 집 주변의 내가 아는 아파트에 대한 상담이 나올 때는 여지없이 실망한다. 부동산 전문가가 너무 모르기 때문이다. 어찌 사람이 전국의 부동산을 다 꿰뚫고 있을 수 있겠는가. 그 전문가는 신도시 A아파트를 B 아파트보다 낫다고 추천했으나 정작 시장은 B아파트가 훨씬 치고 나갔다. 이유는 A아파트 옆에 열병합 발전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방송은 국지적인 정보보다는 전체의 방향성이나 타 지역 동향을 파악하는 정도로만 활용하면 좋다.

                                                                                               (백원기 저 '노후를 위해 집을 이용하라' 내용을 일부 참고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생각해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자산을 증식해 나가기 위해서는 그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들도  입장이 있고 나도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관계를 알고 행동 방향을 정하면 되는 것이다.  



내가 그들과 관계를 맺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바로 내 가족의 행복이다.



내 가족의 행복을 담보로 위험한 투자를 하는 것은 누구의 바람도 아니다. 많은 투자가들이 얘기하는 재테크의 3원칙인 안정성, 수익성, 환금성을 잊지 말자. 세 가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이 없다면 안정성과 환금성에 초점을 맞추고 투자 계획을 세우자.

어리석은 판단으로 자산을 잃지 않고 불려 나가기 위해서는, 그들의 민낯을 꿰뚫어 보는 능력은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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