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준생이 되어버린 이 시대 30~40대 직장인들을 위해
나는 재테크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책 제목에 10억, 20억이라고 자산의 규모나 33세, 38세 등 나이를 표기하는 것은 아웃 of 안중이다. 그들의 영웅담에 귀 기울일 만큼 내 시간은 여유가 있지 않았다.
게다가 직장인이라면 얼마나 바쁜가.
서점 베스트셀러 경제 경영 베스트셀러를 기웃거려 막상 한 권을 잡아도 제대로 읽기 힘든 게 현실이다. 영웅담을 적어 놓은 사람들을 따라 묻지 마 투자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가족의 안녕을 담보로 모험하는 것은 모두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경제 개념과 기본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흔히 공부를 잘하려면 '개념'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우리가 고등학교 때 '수학의 정석'을 그토록 닳도록 공부했던 것처럼.
이러한 연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얼마 전 라디오를 통해 들은 '퇴준생'에 대한 인터뷰를 듣고 서다.
인터뷰 전문은 이러했다.
◆ 손성곤 직장생활연구소 소장(이하 손성곤)>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경총 조사에서도 신입사원들이 입사 1년 만에 퇴사하는 게 30%라는 보도를 봤는데요. 애써서, 어렵게 취준생들 직장에 들어갔는데 또 퇴준생이 되어 퇴사를 꿈꾼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어떤 얘기입니까?
◆ 손성곤> 저희가 보통 힘들게 오랜 시간 동안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스펙을 쌓아 입사를 하죠. 그렇게 힘들게 입사하고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현실의 차이를 몸으로 느끼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기 위해 준비하는 분들을 부르는 말이 퇴준생이라는 말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사용하진 않습니다만,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직업적으로 탐색을 더 하고 퇴사 후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이직 형태가 있을 거고요. 또 하나는 지금 하는 일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으려는 미래를 준비하는 형태로 나눌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요즘 젊은이들은 본인의 삶과 일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고 해서 워라밸,라고 줄여서 말하더라고요. 워크 라이프 밸런스. 그만큼 인식이 달라졌다고 봐야겠죠?
◆ 손성곤> 그럼요. 그 부분에서는 이유가 간단합니다. 성공에 대한 기준이 예전 세대와 지금 젊은 세대가 많이 바뀐 거죠.
◇ 김우성> 성공의 기준이 바뀌었다.
◆ 손성곤> 예전에는 직장 생활을 하면 임원,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고 돈을 더 많은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성공의 기준이었죠. 하지만 지금 세대는 세속적인 기준이 아니라 나 자신, 개인의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습니다. 우리가 지금 예전과 달리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며 생긴 변화라고 보면 되죠.
◇ 김우성> 개인에 더 집중하는 시대, 조직 내에서의 성공이 아니라 나의 행복에 집중하는 태세, 이런 변화도 있는데요. 과거에는 퇴사라는 말, 무서운 말이었습니다. IMF 때도 회사가 어려우니 나가라는 얘기들, 극단적 선택하는 분들도 있었는데요. 이제는 개인이 알아서 나 나가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거든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봐야겠죠?
◆ 손성곤> 그럼요. 직장인에게 적용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모든 직장인은 회사를 떠난다는 말입니다. 심지어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스티브 잡스,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해고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죠.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예전과 다른 점이라면 또 하나는 시기, 결정의 주체가 많이 달라요. 예전에는 큰 사고만 안 치면 무난하게 정년을 채우고 퇴직금을 많이 받아 떠났는데, 지금은 그 시기가 30대 초반까지 엄청나게 앞당겨졌고, 그리고 또 예전과 달리 회사를 떠나고자 결정하는 주체가 자신, 직장인 개인인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죠.
◇ 김우성> 여러 가지 인식과 변화, 들으시면서 끄덕이실 것 같습니다. 자영업자 수가 많이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결과일 수 있는데요. 직장생활연구소에서 퇴사 충동, 불치병인가. 이러한 제목의 세미나를 봤습니다. 재미있었는데요. 퇴사에 대한 꿈들을 많이 꾸시고 생각하시니까 그러한데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아요. 퇴사 그냥 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어떤 것들이 중요합니까?
◆ 손성곤> 일단 준비의 시작은 현재 있는 직장에 더 충실하는 게 가장 좋은 준비입니다. 제가 회사를 떠난 사람들에 대해 연구하고 인터뷰를 오래 했는데요. 가장 후회스러운 게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가장 많이 나온 대답 딱 하나예요. 회사에 있을 때 내 일처럼 짜증 내지 않고 주체적으로 끝까지 책임지면서 일해 본 경험을 더 했었어야 한다고 말하는 거죠. 그분들이 말하는 건, 남들이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나 스스로 일을 찾아서 그 일을 주체적으로 한 경험이 있었으면 퇴사 후 훨씬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거라고 말을 많이 합니다.
◇ 김우성> 역설적으로 퇴사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열심히 했던 경험이 퇴사 후에 쓸모가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 손성곤> 자양분이 되는 거죠. 또 하나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회사 안에서만 통용되는 지식이 아니라 회사 밖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지식, 재능에도 고민하고 키워나가는 것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회사 안에서만 통용되는 지식을 회사 밖에서도 사용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능력도 중요한 거죠.
◇ 김우성> 본인의 활용도가 높아지겠네요.
◆ 손성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에 대한 큰 방향성을 정하는 겁니다. 뜬구름 잡는 얘기일 수 있는데, 많은 분들을 만났을 때 이것을 궁극적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길 원하는가 찾는 게 가장 중요하죠. 어떻게 보면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 결정하고, 그다음에 계획을 세우는 게 필요해요.
◇ 김우성> 지금 말씀하신 것은 입사 퇴사도 인생 안에 있는데요. 입사, 퇴사를 떠나서 자기 삶의 방향을 정하는 것,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기왕이면 퇴사 고민하시는 분들, 하시면 좋겠네요.
◆ 손성곤> 맞습니다. 왜냐면 이 방향성에 대해서 내가 쫓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면 3년 후, 5년 후 똑같은 고민을 다시 하게 될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 김우성>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답답하고 화가 나서 퇴사할래,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전략이 필요하고 삶 속에서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직장생활 연구소 소장이세요. 직장인이신 거죠?
◆ 손성곤> 저는 15년째 일을 하고 있는 차장 직급의 직장인입니다.
◇ 김우성> 직장인이면서 직장생활 연구소장, 다양한 고민을 모아 놓은 집단지성 같은 글들, 홈페이지에 재미있는 것들이 꾸며져 있던데요. 퇴근 후 2시간이 중요하다. 이러한 주제도 있고요. 직장생활연구소 소개 부탁드릴게요.
◆ 손성곤> 직장생활연구소는 2012년부터 시작해서 5년째 운영되고 있고요. 시작하게 된 계기는 간단합니다. 제가 아직도 직장인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직장인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저도 회사에서 너무너무 힘든 경험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그 경험을 남들에게 알려서 다른 직장인들이 조금 덜 힘들게 돕고자 시작하게 됐고요. 말씀하신 퇴근 후 2시간은 2년 전부터 시작됐는데요. 매달 직장인에게 도움이 되는 강연이나 워크숍을 하는 모임이죠. 퇴근 후에는 술을 동료들과 마시거나 TV를 보거나 핸드폰을 보고 무의미하게 흘러버릴 시간인데요. 퇴근 후 두 시간을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만들라는 주제로 가지고 있죠.
◇ 김우성> 퇴근 후 두 시간을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만들라. 지금 함께하시는 분들이 많나요?
◆ 손성곤> 2년 전부터 매달 한 번씩 강연이나 워크숍, 세미나를 하고 있는데요. 올해 진행한 것들은 예를 들어서 직장인들 미래를 준비하라, 혹은 경제적인 자유인이 되어라, 직장인이 알아야 하는 필수 노동법, 이런 것들처럼 직장인에게 필요한 현실적 강연이나 세미나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참여하시는 인원은 50~100여 명 꾸준히 참석하시고 계시고요. 보통 만나보면 나 혼자만 이렇게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줄 알았는데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좋았다. 진부하고 나태했던 직장 생활에 자극이 되어 좋았다는 의견도 받고 있습니다.
◇ 김우성> 이 정도 되면 지금 혹시 기업 경영자분들, 경제계에 계신 분들이 이 방송을 들으시는데요. 우리 회사에 불러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내 고민을 남들과 같이 나누어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나선 것도 대단하고 손뼉 칠 일인 것 같고요. 1호 퇴사 컨설턴트입니다. 사실 퇴사 컨설턴트도 낯설 수 있는데요. 어쨌든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 자체가 퇴사의 중요한 준비라는 얘기만 들어도 많은 분들이 끄덕이실 텐데요. 잘 된 케이스 소개해줄 만한 이야기가 있나요?
◆ 손성곤> 제가 기억하기로는 두 분 정도 기억이 나는데요. 회사에서 하셨던 업무의 특성을 살려서 1인 기업가로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분이 계세요. 창업하신 분인데 아프리카 관련 개발 업무를 회사에서 주로 하셨는데, 밖에서도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하시고 자신의 지식을 더 정리하고 공부를 많이 하셨어요. 회사를 나와서 지식 기반 창업을 하신 후에 지금은 해당 분야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계십니다. 나이가 어린 분들의 경우에는 직업을 아예 바꾸신 분이 계세요. 회사에 들어가 일을 했는데 자신과 정말 안 맞는 거예요. 전공까지 그 일이었는데도 회사에 들어가고 나서 와 이 일이 나와 정말 안 맞는다는 것을 깨달은 거죠. 그래서 자신을 탐색하고 고민하고 알아봤더니 나는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을 택하겠다고 생각하고 퇴사 후 3년 정도 엄청나게 공부해 3년 전 감정평가사 자격증을 따시고 지금 감정평가사로 일을 열심히 하고 계신 분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특징은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준비를 꾸준히 오랜 기간 동안 하셨다는 게 특징입니다.
◇ 김우성>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 가장 빠르다, 이런 얘기는 많이 들어 본 말인데요. 확실하게 선택하고 준비한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싫어서 그만두는 퇴사, 그건 아니라는 얘기. 퇴준생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중요한 얘기인 것 같고요. 끝으로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회사, 조직 문제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중요한 것 같아요. 꼭 필요한 조언, 몇 가지 정리 부탁드립니다.
◆ 손성곤> 회사를 떠난다는 것은 우리 모든 직장인에게 현실입니다. 지금까지는 남들이 시켰던 일, 남들이 이 일을 하면 좋다고 말한 일을 고민 없이 선택해왔던 사람들이 저희들이죠. 그런데 퇴사 이후에는 시키는 사람도 없어집니다. 어떤 느낌이냐면, 지도는 있는데 비어 있는 거죠. 목적지도 없고 가는 방법도 나와 있지 않은 지도를 가지고 서 있는 거죠. 그 안에서 내가 남은 인생 동안 궁극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가치를 좇아야 하는지 고민을 해보시고 목표를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회사를 지속적으로 가지면서 일, 사람에 대해 더 많이 공부를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퇴사 이후의 모든 것들은 퇴사 이전에도 준비하고 배울 수 있다는 생각, 그래서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 평소에 못 해봤던 생각이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손성곤>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손성곤 직장생활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출처 : YTN 라디오 김우성의 생생경제 2017.9.8일 전문가 인터뷰 中>
<직장생활연구소 홈페이지 http://kickthecompany.com>
직장인은 누구나 회사를 떠나게 되어 있고 그 시기와 결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제적 상황'이 필수불가결이라고 생각한다. 대출이 많고 교육해야 할 자식이 많은데 가장으로서 퇴사한다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또한 입사 1년 차가 여러 가지 이유로 퇴사를 하고 장기간 여행을 하고 온다는 것도 어쩌면 무모한 결정으로 보일 수 있다.
나는 직장생활을 16년, 맞벌이를 12년, 워킹맘으로 10년을 살아왔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도전했고 고민했던 시간들이었다. 나는 이 기간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했고, 계획과 실행을 통해 데이타를 내재화할 수 있었다. 회사를 떠날 때 남겨진 동료들에게 미안했던 마음이 아직 남아 있다. 게다가 위와 같은 인터뷰를 들으니 마음이 더 짠해진다.
몰라서 못했고, 알아도 바빠서 실천하기 힘들었던 모든 경제적 활동들. 누구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경험하고 관찰했던 것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정리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연재해보기로 했다.
[목차]
1. 직장인, 우리가 돈을 버는 이유는?
2. 월급쟁이일수록 부자처럼 생각하라.
3. 남에게 주는 자가 풍족하고 윤택해진다.
4. 가난은 초장에 잡는 것이다.
5. 무엇보다 경제 원리를 깨우치자.
6. 가장 쉬운 경제책을 골라드립니다.
7. '있어빌리티'를 지양하고 나만의 삶을 사는 방법
8. 월급쟁이는 빚쟁이가 돼서는 안 된다.
9. 마음에 묻어두고 가야 할 돈
10. 아직 나만의 투자 스타일을 찾지 못한 당신에게
11. 주주가 되어보자. 성장주와 가치주를 적절하게
12. 전문가의 손길에 맡겨보자. 펀드
13.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모아 ETF
14. 내 인생 가장 큰 소비, 아파트 제대로 사는 법
15. 미움받을 용기
16. 끈기와 성실함, 예의바름이 오래간다.
목차 제목과 순서는 경우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기본적인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내 삶을 둘러싸고 있는 경제라는 것을 제대로 알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이글을 읽는 모두가 스스로 판단하고 실천해보는 능력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
의미 있는 직장생활
나의 강점을 알고 준비하는 퇴직
절실함으로 준비하는 경제적 자유
이것이 내가 이 연재를 통해 그리는 빅픽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