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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lidayreading Nov 04. 2018

사사로운 사진일기

2018년 가을의 어떤 날,

2018년이 2달 남짓 남았다.

글쓰기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매일 쓰는 보도자료 말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내마음대의 글을 쓰고싶다.

언젠간 쓸 수 있겠지, 나의 책.  

사사로운 사진일기라도 쓰면 나아질까 싶어 N드라이브를 켰다.

읽는 책도, 보는 영화도, 든는 팟캐스트도 충만한데

왜인지 나의 언어구사력과 표현력이 점점 비루해지는 듯한 기분이 드는건

내가 곱씹고 사색하며 정리해야하는 글조차도 급하게 쓰려고 하고, 빠르게 성과를 거두려고 하고,

촉박하게 해내려고 하는 성격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깊게 사유하고, 오래 우려내야 나오는 좋은 글감들이 있는 것인데 - 지금도 어디로 방향을 갈지 모르는 빠른 타자기의 손놀림이 나의 글쓰기에 대한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민망하다.

차근차근 시작해보자.


2018년 가을 맞이, 나의 사사로운 사진 일기라도 공유해본다.


우리집의 가장 애정하는 스팟인데 바쁜 일정 때문에 제대로 앉아서 공부를 할, 여유를 느낄 시간이 없었다.고양이 샤미의 주 놀이터가 되어버린 우리집 나의 책상.

그 사이에 우리의 2주년 결혼기념일도 있었다.

다행이도 여전히 나는 이 사람과 결혼했음을 다행이고 행복하게 생각한다.

이 혼탁한 세상 속에 믿음직한 연결고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건 가슴벅참, 충만한 일.

이 웃음이 앞으로도 영원하길,

학창 시절 많은 부분 나의 감성을 차지해준 에피톤 프로젝트의 신보.

첫사랑, 그리고 수지 뮤직비디오라니.

여전히 이런 감성은 질투가 난다. 갖고 싶다. 그 감성. 영원히 놓치고 싶지 않은 이런 감성.

올해도 부산영화제에 다녀왔다. 2011년부터 매년 일로 찾아왔던 곳을 처음으로 회사 사람들도 없이 온전하게 휴식 겸 여행으로. 물론 그 안에서 업무를 통해 만난 사람들도 접했지만 이상하게도 편안하고 따뜻했던 건 영원할 크루들과 사랑하는 짝궁이 옆에 있어줬기 때문이겠지. 태풍의 여파에도 우리의 밤은 행복했고 <벌새>라는 작품도 좋았다. 항상 영화제 작품들을 만나면 이제 그만-그만 싶다가도 욕심이 생긴다.



입시 경쟁으로 가득찼던 나의 10대 시절, 유일한 해방구가 라디오. 그리고 H.O.T.

힘들게 티켓팅 성공하고, 17년만에 잠실주경기장을 찾았다. 그들의 마지막 227 콘서트장에 있었던 고딩은 이제 8년차 직장인. 그리고 한 남자의 아내가 되었다. 난 정말로 강타오빠랑 결혼할 줄 알았어...............

최근 10년간 가장 행복했던 날 BEST5안에 들어갔던 날. 그 시절 휘몰아치던 소녀의 감정, 소녀의 세계를 그대로 소환해줘서 벅차고 고마웠던 날.


영화를 위해 힘들게 섭외하고 컨택해서 진행시킨 여곡성 인형. 결과물과 작업에 대한 반응이 좋으면 그 지난한 과정들을 금방 까먹어버린다. 이래서 이 일을 계속 하나보다. 바보처럼.

나도 언젠간 이런 영화를 제작...해보고 싶다(?). <우리들>을 통해 알게 된 좋아하는 피디님과의 만남!


고양이.책.커피. 나의 모든 것.

영화와 관객들의 접점을 만들어주는 일.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적. 자동적으로끌어당긴다.

남편의 요리. 남편의 테이블.

브랜드가 뭐라고. 일본에 갈 때마다 블루보틀 굿즈 모으는 중

시아버님 창고에서 구조된 냥이들이 무럭무럭 잘 크고 있다. 다행이다. 우리 장수와 만세!

집 근처 10분 거리에 위치한 작은 절. 제대로된 단풍 놀이는 못가도, 이렇게 집 근처를 조금만 나가면 볼 수 있는 평온한 풍경에 감사한다.



+

좋은 어른이 되는 법.

좋은 팀장이 되는 법.

좋은 아내가 되는 법.

좋은 친구가 되는 법.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는데

여전히 좋은 사람 컴플렉스에 쫓기는 순간들이

어디에 집중을 해야할지 모르는 순간들이 지속된다.

허둥지둥 또 한해가 지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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