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독립을 하고 싶다

인간관계에 대하여_2

by 작가H

아직 독립을 하지 못한 내가 하루 중 가장 많이 마주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나의 부모님이다. 물론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 각자의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 부모님은 거실에서 TV를 보시고 나는 방에서 스마트폰을 만진다던가 공부를 한다던가. 하지만 부모님이 내가 하루 중 가장 많이 마주하는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요즘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바깥출입에 많은 제약이 생기면서 나의 가족들이 내가 하루에 마주하는 유일한 사람들인 날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는 나의 엄마, 아빠가 좋다. 하지만 이게 늘 엄마, 아빠가 좋은 부모님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때로는 대화가 통화지 않아 답답했고 엄마, 아빠가 던진 작은 돌멩이는 나에게 돌덩이가 되어 날아와 큰 상처를 입힐 때가 많았다.


엄마, 아빠는 다른 누군가의 도전에는 늘 좋은 말과 함께 응원만을 해주었다. 하지만 자식들의 새로운 도전에는 '이래서 안된다', '왜 그런 무모한 도전을 하냐', '평범하게 살아라' 제약을 놓을 때가 많았다. 왜 남들한테는 좋은 말만 해주면서 우리에게는 그런 좋은 말 하나 안 해주냐는 우리의 말에는 '너희는 자식이니까 잘되기를 바란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엄마, 아빠는 그게 우리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차라리 우리를 '남'처럼 대해주면 좋겠다 생각할 때가 많았다.


아빠는 항상 내가 하겠다는 일에는 반대를 했다. 내가 대학교를 문예창작학과에 가겠다고 했을 때, 모델이 되고 싶다고 했을 때, 교환학생을 가겠다고 했을 때에도 아빠는 일단 정색을 했고 나의 선택에 반대를 했다. 그중에는 나의 의지가 꺾인 적도 있었고 나의 고집대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했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당연한 일이겠지만 내 의지대로 내 선택을 따랐을 때 미련도 남지 않았고 나는 더 행복했다.


엄마는 내가 어떤 것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면 항상 아빠한테 물어보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했다. 그리고 항상 아빠의 편을 들며 나의 편에 서주지 않았다. 이런 일들이 계속 쌓이며 나는 중요한 이야기는 아빠한테 먼저 전하고 때로는 엄마에게 그 이야기들을 전하지 않게 되었다.


사실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니까 이러한 간섭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합리화가 나와 부모님의 관계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나의 스트레스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제는 최대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가족은 멀리 떨어져 살며 자주 보지 못해야 애틋한 마음이 살아난다는 말을 믿는다. 이런 말을 했다는 것에 대해 후회할 날도 언제 가는 올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렇다. 그러니까 내년의 이 시간에는 취업을 해서 독립한 내가 되어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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