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은 있지만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직급에 구애받지 않고 상사에게도 당당하게 의견을 내고 자유롭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사내 분위기
는 많은 직급을 둔 회사 대표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회사 분위기인가 보다. 직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공존할 수 없는 두 개의 문장이 한 문장 안에 들어 있어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지만 말이다. 직장 상사가 내는 의견에 자유롭게 의견을 달라니. 자유롭게 피드백을 주라니. 직급이 높은 사람들은 머뭇거리는 우리에게 '그게 왜?', '그게 어려워?','우리는 괜찮다니까?'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건 본인들의 직급이 높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그저 특권일 뿐이다.
요즘에는 사내에 직급을 따로 두지 않고 님이라는 호칭을 쓰거나 영어 닉네임을 쓰며 서로를 편하게 부르는 회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직급을 두고 그 직급을 부름으로서 생길 수 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장벽을 없애고 같은 호칭을 사용하는 함으로 서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를 조성해 더욱 쉽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동등한 위치에 서서 서로를 대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회사들이 채용공고에 자신들의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를 강조하는 이유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고를 때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아닐까?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만을 봐도 그렇다. 직급이 있고 위계 체제가 확실한 유니콘에 비해 직급을 따로 두지 않고 서로 영어 이름을 사용하는 바로의 분위기가 훨씬 더 자유로웠다. 바로의 구성원들은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누구나 의견을 내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니라고 판단되는 의견에는 언제든 반박을 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드라마 안에서 이런 차이가 그려진 것은 비단 우연만은 아닐 거라는 것이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를 추구하는 회사들이 서로 영어 이름이나 다른 닉네임을 부르고 직급을 따로 두지 않는 데는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게 그냥 심심해서, 또는 있어 보여서 시작한 것은 아닐 테니까 말이다.
직급이 있다는 것은 회의나 업무를 할 때 최종 결정권자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급이 없는 회사에서도 결정권자는 있겠지만 직급이 있는 회사에서 결정권자의 역할과 권한은 독보적이다. 이 말은 결국 모두가 자유롭게 의견을 내도 그 의견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최종 결정권자인 사람의 의견대로 진행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기에 직급이 있는 회의실에서 직급이 낮은 사람들은 의견을 낼 때 여러 가지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내가 저 사람의 말에 반박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딴지를 거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그래서 저 사람이 나를 아니꼽게 보지 않을까'
직급은 있지만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직급에 구매받지 않고 상사에게도 당당하게 의견을 내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사내 분위기는 그저 직급은 명확하게 해서 나와 다른, 직급이 낮은 사람들과의 차별은 뒀으면 좋겠지만 모든 사내 구성원들이 우리 회사는 직급만 있을 뿐 어느 회사보다 자유롭고 열려있는 회사라고 생각해줬으면 하는 대표들의 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