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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H Mar 09. 2022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건 아니더라

사람이 성숙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회사 어느 부의 팀장이 갑자기 그만뒀다. 그래 정말 갑자기라는 단어 외에는 이 상황을 딱히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갑자기. 퇴사 의사를 밝히고 그다음 날 바로 그만뒀다. 회사 다니면서 참 여러 종류의 퇴사를 지켜봐 왔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 여러 종류의 퇴사를 들어왔지만 내가 보고 들은 중 가장 무책임하고 그냥 한마디로 노답인 퇴사였다. 퇴사 통보에서 퇴사까지 단 하루밖에 걸리지 않다니.


당연히 그 짧은 시간 동안 인수인계도 뭐도 없었다. 그냥 그 사람은 원래 없었던 사람인 것 마냥 하루 만에 사라졌다. 평소에도 그 부서의 사람들을 통해 들으며 되게 무책임한 사람인가 보다 생각해오긴 했었지만 퇴사 때까지 이럴 수가 있나 생각했다. 그래. 원래도 책임감이 없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나가는 마당에 무슨. 그래도 어떻게 한 부서의 팀장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퇴사를 할 수 있는 걸까 신기했다.



사회생활을 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 중 하나는 생각보다
진짜 어른이 되지 못한 나이만 먹은 어른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나이만 먹는다고 해서 모두가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것과 같은 맥락으로 사람이 어떤 자리에 앉는다고 해서 모두가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대표의 자리에 앉는다고 직원들이 존경할 수 있는 대표가 되는 것이 아니고, 팀장의 자리에 앉는다고 모든 팀원들을 리더십 있게 이끌 수 있는 팀장이 되는 것 아니. 경험 없이 올라간 자리일수록 또는 자신이 있는 그 위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노력이 없는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들을 헤아리지 못하고 스스로만의 세상에 갇히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봐왔다. 또는, 자신이 이전에 있던 곳에서는 그것이 허용이 되었더라고 이직이나 또 다른 사유로 인해 자신이 있게 된 공간이 바뀌었다면 바뀐 공간에 맞춰 들어갈 수 있어야 하는데 자신이 이전에 있던 세상을 고집하며 '니들이 맞춰!'라는 식의 어른이 많다는 것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깨달았다.



이런 사람들의 문제는 자신의 행동과 마인드로 인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면서
정작 자신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한 회사의 대표라면 회사를 위한 고민과 생각이 1등인 것이 맞다. 하지만 그 회사를 위한 고민과 생각 안에는 직원들에 대한 부분도 들어있어야 한다. 그리고 직원이 가진 마인드가 대표와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직원들에게는 회사를 벗어나면 다들 각자의 삶과 인생이 있다. 겉으로는 '나는 직원들이 워라벨을 중요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직원들 개인의 삶을 존중한다.'라고 이야기하는 대표들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바로 티가 난다. 물론 회사를 위한 희생을 바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것에는 당연히 그에 대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 하지만 많은 회사의 대표들이 보상을 바라는 것이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너무 당연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지.



그래,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 어떤 위치에 올라서고 어떤 직책을 갖게 된다고 해서 무조건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생각해보면 대학생 때도 '저 교수님은 연구 실적도 좋고, 공부 머리도 정말 좋으신 것 같은데 학생을 가르치는 데는 영 소실이 없으신 것 같다'라는 말을 하게 되는 교수님들이 계시지 않았던가. 하지만 학교에서 봐오던 것은 새발의 피에 불과했을 뿐 사회로 나와보면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을 하게 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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