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사람
감정은 너무 솔직해도 숨겨도 다 탈이다.
매 순간마다 어느 정도로 표현하고 말하며 생각해야 할지 끊임없이 머릿속은 바쁘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해서, 나의 판단으로 달라질 앞날에 대해서, 내가 뱉은 말과 행동으로 판단될 나라는 사람의 인격에 대해서, 솔직해져야 하나 한걸음 물러서서 지켜봐야 하나 어려운 순간들이 많다.
그렇다는 건 아직도 내가 겪어야 할 과정이 많은 미숙한 사람이라는 것일까?
한 방향으로 치우치기도 싫고, 하나에 제대로 빠져보고도 싶은 그런 기분.
어른이 되어갈수록 하나만 바라보기엔 작고 평범한 내 삶에도, 다방면으로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서 단순하지 않은 문제다.
그리고 기어코 마음을 쏟은 뒤에는 다시 그전으로 돌아가기에 생각보다 시간과 감정이 소모되는 것을 알고 있다. 언제부턴가 어린 시절의 담대함은 숨은 듯 사라지고 어디서부터 걸어온 겁쟁이 하나가 앙상하게 서있는 나를 발견한다.
늘 견고하고 단단하고 직선적으로 나아가는 것을 꿈꾸면서, 나는 오르지 못할 나무를 바라보는 어린 짐승이 된 것 같이 애만 태운다.
용기가 부족한 걸까, 아니면 아직도 방법을 못 찾은 걸까, 애초에 난 어떤 사람인 것일까?
척하기 싫어하는 내가 ‘척하는’ 어른으로 자라 버린 것은 아닐지 스스로를 의심해 본다. 나의 길을 깊게 나아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삶은 내가 나아가는, 앞서 내딛는 그 걸음이 향하는 방향으로부터 막이 시작된다. 관객의 수나 조명이 어디를 비추는지, 박수소리의 크기 같은 주변보다도 나의 공연에 집중할 때에 나머지는 스스로 찾아오기 마련이듯이 나의 길도 그럴 것이다.
나는 주변의 고민거리들보다 나 자신을 볼 줄 아는 연습부터 해야겠다. 어리석은 고민으로 슬퍼지기엔 젊은 나날들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