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살면, 나같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할매 할배들이 있다. 시골에는 젊은 남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젊은 남자에 속한다.
가끔 주인없는 개들이 설치고 다닌다. 정확히는 주인이 버린개다. 동네 할머니 사는집에 개가 들어온 모양이다. 연락을 받고 집에 갔다. 조그만 개인줄 알았는데 왠걸 무슨 버나드 세인트도 아니고... 이건 내가 처리할 사이즈가 아니였다. 사람 손을탄 개들은 물지않는다. 빵주니까 잘먹는다. 며칠 굶은 모양이다. 안심을 시키고 야생동물 센터에 전화하려는데, 할매는 왜 먹을걸 주냐고 성화다. 동물센터에서 와서 무지막지하게 잡아간다. 목에 올가미를 씌운다. 개는 반항하고 흰거품을 낸다. 쓰러진다. 마음이 아팠다. 그냥 유인해서 델고 가면 안되는 것일까? 외롭다고 나에게 사인을 줬는데... 보살펴줄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는것을 나에게 알려줬는데, 나는 잔인한 짓을 했다.
주인집 할배가 셋방사는 독거노인이 술만 먹으면 고성방가에 욕한다고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지 꽤 됐다. 오늘 비가 왔다. 독거노인은 술한잔 한 모양이다. 도와달라고 할배가 왔다. 주인집 할매는 큰 싸움난다고 걱정한다. 근데 나는 나이만 젊을 뿐 애다. 상남자가 아니다. 요청받았으니 갔으나, 내가 뭘 할것인가? 나는 길거리에서 자란 사람이 아니다. 나는 온실속에서 자라났다.
고작 내가 꺼낸말은 서울사람의 휘말이 없는 말투로, 다같이 사는데 남한테 피해주며 살면 안되잖아요. 주인집 이 시끄러워서 도저히 못참겠다고 하는데, 이건 아니잖아요. 나의 유약하고 힘없는 항변에 독거노인은 알았다 했다. 그런데 과연 내가 이런 해결사노릇 할 사람인가? 모르겠다.
개나 독거노인이나, 그냥 외롭다고, 힘들다고 세상에 사인을 보내는 건데...왜 나는 그들에게 잔인해야 하는가? 독거노인은 외로워 보였다. 개도 외로워 보였다. 사랑대신 나는 더 외로워지라고 매몰차게 구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