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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ly Frege Sep 11. 2017

2017.09.11(새벽)

만남.

낚시녀와 만났다.  지금 난 집에 왔다. 그녀는 내가 맘에 들었나보다.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다고 톡이 왔다. 길게 만나고 싶다. 그리고 솔직히 맘에 든다. 내가 먹고 싶은거 가고 싶은곳 함께 하고 싶다고 한다. 나는 놀랐다. 그러면 내 느낌은?


시청에서 만났다. 난 그냥 노숙자. 츄리닝 바지에 면티하나 입고, 안전화같은것을 신고 나갔다. 시청앞 번화가의 화려함에 내 모습은 너무도 초라했다. 


그녀는 한껏 차려입었다. 모자도 쓰고 화장도 많이 했다. 키는 나보다 작았으나, 내가 호빗이라서 여자치곤 작은 키가 아니였다. 성악을 하고 싶었다는 말처럼 발음이나 목소리톤은 좋았다. 좋지만, 내가 좋아하는 톤은...아니다.


말을 거의 안했다. 공돌이라, 시키는 말에 대답만 했다. 가끔 내 신세한탄도 하고...줄서서 먹는 라멘집에서 이름은 모르지만, 메밀 소바, 새우가 들어간 라멘, 그리고 사이드 음식을 2개 먹었다. 줄서서 먹을만큼 맛은 있었다. 3만원 정도가 나왔다. 거지지만, 내가 냈다. 그녀는 자주 가본 곳인듯 했다. 먹었던 메뉴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고, 주변 상권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난 이런곳 모른다. 편의점에서 훈제 닭다리에 맥주나 처먹는 놈이 무슨 맛집이겠는가?


2차로 설빙이라는 데를 갔다. 설빙은 달짝지근한 빙수를 파는 곳이였는데..그냥 음료수 두개만 먹었다. 그녀가 쐈다. 9000원 정도 나왔다. 그녀는 지금 일하는 곳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그리고 과거의 얘기도 했다. 그녀의 얘기는 미스테리하다. 난 이해가 안가면 질문을 많이 하는데,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해 질문을 하는건 예의가 아니라서...그냥 연신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고 그녀의 차가 세워진 곳까지 걸어갔다. 그녀를 배웅하고 내차가 있는데 까지 걸어갈려는데, 태워 주겠다고 한다. 고맙다고 하면서 차를 얻어 탔다. 


그리고 각자의 차를 타고 집에 왔다.


그녀를 본 나의 느낌은? 난 모르겠다. 나하고 죽이맞는다? 모르겠다. 


난 일명 똑똑한 여자만 만나왔다. 똑똑한 여자를 상대하는건 쉽다. 아니 편하다. 익숙하니까...그런데 이 여자는 잘 모르겠다. 사귈꺼냐고? 모르겠다.  아니 난 사귈줄을 모른다. 내가 선택해서 사귄적은 한번도 없다. 그래서 내 연애경험은 일천하다.


 여자의 타이밍을 모른다. 난 만나자면 만나는 사람이다. 여자가 확실하게 말을 하거나, 힌트를 주기 전까진 그녀는 나에게 그냥 남자다.. 저 톡이 힌트인지..아니면 접대성멘트인지도 모른다. 만났을때는 저런 얘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눈치가 없는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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