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뒤 남는 피로, 걷기로 덜어내기

대장암 환자 피로, 진단 후 2년 걷기가 줄인다는 연구

by 전의혁

몸은 나아졌는데, 기운은 돌아오지 않는 날이 있다.


아침에 약 봉투를 정리하고, 물컵을 채우고, 운동화를 문 앞에 두었다가도 다시 신발장에 넣는다.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느낌만으로도 오늘이 길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치료가 남긴 피로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이제 끝났다”는 말 뒤에 더 심해졌다.
혹시 당신도 회복이라는 단어 옆에서, 계속 지치는 쪽이 더 선명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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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구는 그 피로에 ‘걷기’가 의미 있게 닿을 수 있다고 말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대장암 환자가 운동 요법을 도입하면 2년 안팎에 피로 점수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가장 큰 이득은 진단 후 6~12개월 시점에 걷기를 한다고 보고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났다.
로스앤젤레스 시더스-시나이 메디컬 센터 연구진은 이들이 피로가 더 적고, 전반적인 삶의 질도 더 높았다고 밝혔다.


피로는 암 생존자들이 가장 흔하게 부딪히는 벽이다.


이번 결과를 검토한 클리블랜드 클리닉 지역 종양학 부의장 조엘 솔츠먼 박사는, 이번 종단 연구가 초기 병기 대장암 생존자에서 신체 활동 증가가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국제 대장암 치료 연구에 등록된 1,700명 이상 데이터를 분석했고, 평균 연령은 67세였으며 48%가 여성이었다.
신체 활동 수준은 진단 시점과 이후 6개월, 1년, 2년 시점에서 평가됐다.
중등도 활동에는 빠르게 걷기와 진공청소기 청소가, 격렬한 활동에는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같은 고강도 옵션이 포함됐다.


전이되지 않은 대장암 환자들은 걷기 프로그램을 도입했을 때 피로가 더 적었다.
다른 부위로 전이된 환자들도 피로 감소를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은 아니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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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흥미로운 대목은, 진단 시점의 활동량이 장기 피로를 신뢰할 만하게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치료 후 운동 계획을 도입하면 장기적으로 피로와 다른 증상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과거의 내가 얼마나 움직였는지가 아니라, 지금의 내가 어떤 리듬을 다시 만들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할지 모른다.


오늘 내가 고르는 실천은 작다.
문 앞에 운동화를 다시 두고, 가능한 날에는 빠르게 걷기처럼 숨이 조금 차는 속도로 잠깐만 걸어본다.
다만 암 치료 전후의 운동은 개인의 건강 상태와 기능 상태, 선호도에 따라 달라지니 시작 전에는 의료진과 상의해 내게 안전한 범위를 잡아두면 좋다.


이번 발표는 동료심사 학술지에 게재되기 전까지는 예비적 결과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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