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앞 5분, 오래 살 길이 열린다

‘더 운동’이 아니라, 오늘의 앉아 있음에서 5분만 떼어내는 이야기

by 전의혁

하루가 끝나면 몸이 제일 먼저 의자에 앉는다.


저녁 불을 켜고, 택배 상자를 발로 밀어 두고, 휴대폰을 내려놓는 그 순간. 나는 잠깐만 쉬자고 생각하지만, 잠깐은 자꾸 길어진다. 몸이 굳어가는 느낌이 들면, 마음도 같이 굳어버리는 것 같아서 더 움직이기 싫어진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피로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하루가 길었던 날엔 더 심했다. 혹시 당신도 “운동은 내일부터”라는 말이 익숙한 편인가?


이번 연구가 건네는 제안은 거창하지 않다. 매일 중등도~고강도 신체활동을 ‘딱 5분’만 더 하거나, 하루에 앉아 있는 시간을 30분만 줄여보라는 것이다. 랜싯(The Lancet)에 게재된 이 연구는, 이런 작은 변화가 사망의 최대 10%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20260128 _ 5분 운동, 하루에 수명 바꾸는 작은 변화 연구 _ 2-1.png


5분은 운동복을 갈아입을 시간도 아니다.
그런데도 몸은 그 5분을 기억한다.


연구진은 미국, 스웨덴, 노르웨이, 영국의 성인 참가자 15만 명 이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신체활동 데이터는 기기로 수집한 자료였다. 책임연구자 울프 에켈룬드 박사는, 신체활동이 다양한 건강 결과와 삶의 질, 조기 사망 위험 감소와 유익하게 연관된다는 점은 이미 여러 연구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개인이 활동 수준을 늘린다”는 전제에서, 아주 작은 변화가 인구 수준에서 얼마나 많은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했다고 했다.


그래서 결과를 숫자로 꺼내 놓았다. 연구 종료 시점에서, 가장 활동량이 적은 참가자 20%가 매일 중등도~고강도 신체활동을 5분만 추가해도 전체 사망이 6% 감소할 수 있었다. 에켈룬드는 “매년 10만 명이 사망하는 인구집단이라면, 활동량이 가장 적은 20%에서 5분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6,000명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 ‘5분 추가’를 전체 참가자에게 적용하면, 잠재적으로 예방 가능한 사망 비율은 10%로 늘어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20260128 _ 5분 운동, 하루에 수명 바꾸는 작은 변화 연구 _ 2.png


내가 느끼는 5분은 작다.
하지만 인구 전체의 5분은 커진다.


앉아 있는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매일 앉아 있는 시간을 30분 줄이면, 가장 활동량이 적은 집단에서는 사망의 약 3%를, 전체 참가자 집단에서는 7%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켈룬드는 “모든 인구집단이 앉아 있는 시간을 30분 줄인다면, 사망자 10만 명이 발생하는 인구에서 3,000명과 7,000명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작은 변화가 인구 수준에서 “매우 큰 건강상의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일일 걸음 수의 작은 변화가 예방 가능한 사망자 수와 질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를 본 운동생리학자 알리사 롬바르디는 반응이 단순했다. “너무 좋다.” 그는 “움직임은 약이다”라고 말하며, 5분이라도 누군가의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요즘 사람들이 처방약보다 생활습관 변화를 원하기도 하고, 더 자연스러운 방법을 선호하는 흐름이 커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래서 이번 연구가 그런 변화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더 중요하다고 봤다.


20260128 _ 5분 운동, 하루에 수명 바꾸는 작은 변화 연구 _ 2-2.png


정형외과 의사이자 스포츠의학 전문의인 버트 만델바움 박사는 다른 단어를 꺼냈다. 그는 기대수명(lifespan)과 건강수명(healthspan)을 함께 바라보며, 곡선 아래 면적을 키우는 개념을 “활동수명(playspan)”이라고 불렀다. 질병과 장애를 가진 채 오래 사는 시간이 길어지는 건 좋은 그림이 아니고, 우리가 원하는 건 ‘장애 없는 삶’이 더 오래 유지되는 곡선이라고 했다. 더 많이 움직일수록 그 곡선이 위로 올라가고, 그 아래 면적이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이 말을, ‘운동을 더 하자’로는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대신 내 하루에서 가장 쉬운 자리를 찾는다. 의자에 앉기 직전, 혹은 앉았다가 일어나기 직전. 그 경계에 5분을 끼워 넣는 일이다. 오늘은 운동이 아니라, 이동이다. 현관 앞에서 한 번 더 왕복하고, 물을 받으러 가는 길을 조금 길게 잡는 정도면 충분하다.


오늘은 5분만, 내 몸에 내가 남겨보자.




작가의 이전글창이 없는 하루가 더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