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에이저”는 APOE-ε4는 낮고 APOE-ε2는 높았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은 가끔 조용히 멈칫한다.
오전 10시, 병원 대기실 의자가 차갑다.
접수 문자 알림을 다시 열어보고, 보호자 자리에서 물병 뚜껑을 한 번 더 돌린다.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마음이 먼저 자세를 고쳐 앉는다.
그건 무심함이 아니라, 긴장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혹시”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커질 때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나이 든다는 말이 ‘기억이 흐려지는 일’로 먼저 떠오르는가?
그런데 80세가 넘어도, 뇌 기능이 20~30세 더 젊은 사람들과 비교될 만큼 뛰어난 사람들이 있다.
연구진은 이런 사람들을 ‘슈퍼 에이저’라고 불렀다.
그들의 능력은 우연이 아니라, 어떤 ‘이점’과 연결돼 있을 수 있다고 새 연구는 말한다.
슈퍼 에이저는, 늙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잘 버티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1월 16일 자 ‘알츠하이머 및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슈퍼 에이저는 후기 발병 알츠하이머병과 가장 관련이 큰 유전자 변이인 APOE-ε4를 보유할 가능성이 더 낮았다.
반대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APOE-ε2를 보유할 가능성은 더 높았다.
밴더빌트대학교 노인의학 교수인 수석 연구자 레슬리 게이너는, 슈퍼 에이저 표현형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부여하는 기전을 계속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노화에 관한 8개의 진행 중인 연구에 참여한 18,000명 이상의 데이터를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슈퍼 에이저는 같은 연령대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들과 비교했을 때, 해로운 APOE-ε4 유전자를 보유할 가능성이 68% 낮았다.
같은 연령대의 인지 기능이 정상인 참가자들과 비교해도, APOE-ε4를 보유할 가능성은 19% 낮았다.
숫자는 차갑지만, 그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또 하나의 축은 APOE-ε2였다.
슈퍼 에이저는 뇌 건강이 좋은 동년배보다 APOE-ε2를 보유할 가능성이 28% 높았고, 알츠하이머병 환자들보다 그 변이를 보유할 가능성은 2배 이상 높았다.
게이너는 이것이 연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발견이라고 했고, 임상 치매 진단 없이 80세에 도달한 모든 성인이 예외적인 노화를 보여주지만 슈퍼 에이저는 그중에서도 특히 예외적인 집단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슈퍼 에이저 여부에 따른 APOE-ε4 대립유전자 빈도 차이를 확인한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연구라고 한다.
또 APOE-ε2 대립유전자 빈도와 슈퍼 에이저 여부 사이의 관계를 찾아낸 최초의 연구라고도 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이들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임상 치매의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더 넓게 슈퍼 에이저 표현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관심을 더해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고, 대기실에서 들던 숨을 조금 길게 내쉬었다.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려는 마음은, 때로는 지치기 쉬운 방식이니까.
유전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가 있더라도, 적어도 우리는 “왜 어떤 사람은 더 오래 또렷한가”를 더 정확히 묻기 시작했다.
당신이 느린 게 아니라, 오래 신경을 써온 사람일 수 있다.
불안이 커질 때는 혼자 견디기보다, 의료진과 함께 질문을 정리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