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검색창, 마음이 흔들릴 때

고령층은 허위 의료 사이트에 더 노출될 수 있다

by 전의혁

아무렇지 않게 넘기던 링크가 어느 날은 유난히 오래 남는다.


불을 끄고 누웠는데도 휴대폰 화면이 환하다.
검색창에 증상을 몇 글자 적고 손가락은 스크롤을 멈추지 못한다.
몸이 아픈 이야기는 늘 급하다. 급할수록 단정적인 문장이 더 쉽게 들어온다.


그건 호기심이 많아서가 아니라 불안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가족 건강 이야기가 오갈 때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이게 정답일지도”라는 문장에 먼저 끌린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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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그 끌림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여준다.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발표된 논문에서 연구진은 신뢰도가 낮은 건강 정보를 담은 사이트 트래픽이 주로 고령층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했다.
특히 정치적으로 우파 성향인 사람들에서 더 두드러졌다고 했다.


다만 건강의 허위 정보는 정치 콘텐츠처럼 ‘공유 욕구’를 강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제1저자 벤 라이언스는 정치에서 나타나는 연령 효과가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건강 콘텐츠보다 정치를 더 흥미롭게 보고, 그래서 건강 허위 정보를 공유할 동기가 더 적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가 말한 ‘팀 정체성’ 같은 감각이 건강 허위 정보에서는 덜 생긴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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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정보는 넓게 퍼지기보다 깊게 파고들었다.


연구진은 미국 성인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의 인터넷 브라우징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한 달 동안 참여자들은 유튜브 50만 개 동영상을 포함해 약 1,000만 개의 서로 다른 웹 주소를 방문했다.
“건강” 태그로 분류된 도메인은 1,055개였다. 그중 약 7%가 허위 의료 정보를 유통하는 사이트였다고 밝혔다.


전체 참여자의 13%가 그 한 달 동안 허위 건강 정보 사이트를 방문했다.
하지만 그 방문은 모든 건강 관련 브라우징의 3%에 불과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라이언스가 “전반적으로 수준이 낮다”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부분은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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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비율이 아니라 집중이었다.


노출은 소수에게 몰렸다.
전체 사용자 중 1%가 허위 건강 정보 노출의 37%를 차지했고 10%의 사용자가 해당 사이트 방문의 77%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이들이 대체로 고령층이었고 건강 문제를 더 많이 겪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의료 정보를 찾는 시간이 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사람에게는 ‘한 번의 클릭’이 아니라 ‘반복되는 습관’이 될 수 있었다.


또 한 가지는 들어가는 경로였다.
연구진은 정파적 뉴스 미디어 사이트의 링크를 통해 허위 의료 사이트로 유도되는 방식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추천 데이터에서 이 현상은 더 폐쇄적인 형태로 보였고, 다른 신뢰도 낮은 사이트를 방문하다가 클릭해 들어가 오래 머물거나 직접 찾아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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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은 우연이 아니었다.


연구팀은 이미 거짓 건강 주장을 믿고 있거나 음모론적 성향이 있는 사람일수록 의심스러운 건강 콘텐츠를 더 많이 탐색한다고 밝혔다.
논문은 특히 허위 정보를 이미 믿고 있는 고령층에서 노출이 가장 높았다고 결론지었다.
이들은 오도성 콘텐츠를 더 많이 접할 뿐 아니라 비판적으로 평가할 가능성도 더 낮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건 검색창을 없애는 일이 아니다.
링크를 누르기 전에 이 정보가 어디서 왔는지 한 번만 더 확인하는 일이다.
그리고 내 건강에 직접 손을 대기 전에는 개인차가 크니 의료진과 상의해 내 상황에 맞는 판단을 덧붙이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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