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여성의 ‘근력’은 생존과 연결될 수 있었다
아무 일도 아닌 듯한 동작이 유난히 무거운 날이 있다.
저녁에 설거지를 끝내고 의자에 앉는다.
일어나 주방 불을 끄려는데 무릎이 먼저 눈치를 준다.
나는 그 순간을 “나이 들어서”라고 정리해버리곤 한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중력에 맞서는 힘이 조금씩 빠져나가는 신호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운동을 해야지’라는 생각이 멀어질수록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의자에서 일어날 때 손을 잠깐 짚는 순간이 늘었는가?
최근 연구는 그 ‘잠깐’을 더 구체적인 숫자로 바꿔 보여준다.
최근 《미국 의사협회 저널》에 발표된 연구는 근력이 더 큰 고령 여성에서 8년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고 보고했다.
근육이 울퉁불퉁해 보일 필요는 없었다. 중요한 건 ‘보이는 근육’이 아니라 지금 쓰는 힘이었다.
연구진은 고령자의 근력 수준을 평가할 때 흔히 쓰는 두 가지 검사를 측정했다.
하나는 악력, 다른 하나는 의자에서 앉았다가 일어서는 동작을 5회 반복하는 검사였다.
첫 번째는 손으로 쥐는 힘이고, 두 번째는 일어서는 동작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마치는 지다.
악력이 7kg 더 높을 때마다 사망률이 12% 낮아졌다.
의자에서 일어서는 동작 5회를 끝내는 시간이 6초 더 빠를 때마다 사망률이 4% 낮아졌다.
평생을 바꾸는 건 큰 결심보다 작은 동작일 때가 많다.
이번 연구는 63~99세 여성 약 5,500명을 추적했다.
근력 검사를 받은 뒤 평균 8년 동안 관찰했다.
결과는 다른 체력 지표를 고려한 뒤에도 근력(근육의 힘)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결국 “얼마나 운동했나”보다 “몸이 얼마나 버티나”가 먼저였다.
연구진은 주당 권장 운동량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근력이 더 높은 여성은 사망 위험이 더 낮았다고 밝혔다.
즉 “운동을 많이 했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근력 자체의 무게가 있었다.
수석 연구자인 마이클 라몬트는 이렇게 말한다.
일어서는 데 필요한 근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걷기 같은 유산소 활동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근력이 특히 중력에 맞서 움직일 때 몸을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게 해 준다고 덧붙였다.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는 유산소와 근력 강화 신체활동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말이 오래 남는다.
의자에서 일어나 돌아다닐 수 없게 되면 우리는 곤란해진다.
근력의 이점을 얻기 위해 마른 보디빌더처럼 보일 필요는 없다.
라몬트는 체격(몸 크기) 차이가 근력과 사망 간 관계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근력 측정치를 체중이나 제지방량에 맞춰 보정하더라도 사망률은 여전히 유의하게 낮았다.
헬스장이 유일한 길도 아니다.
연구진은 생수병이나 책을 저항의 한 형태로 써서 골격근에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다른 선택지가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가능한 방식이라는 말이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건 대단한 계획이 아니라 의자에서 일어나는 내 속도를 한 번 의식해 보는 일이다.
손으로 짚지 않아도 일어설 수 있는지, 숨이 너무 차지 않는지. 그 작은 확인이 내일의 움직임을 바꿀 수 있다.
다만 새로운 근력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는 개인 차가 크니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편이 좋다. 필요하다면 물리치료사나 운동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