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끈 앞에서, 몸의 빈칸을 생각한 날

강한 몸이어도 비타민D는 부족할 수 있었다

by 전의혁

몸을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내 몸은 괜찮을 거라고 믿게 된다.


아침 체육관 바닥은 늘 차갑다. 운동화 끈을 한 번 더 조여 매고, 발목을 몇 번 돌려 본다.
몸은 이미 준비된 것처럼 보이는데, 이상하게 작은 통증이 자꾸 마음에 걸리는 날이 있다.
나는 그럴 때면 훈련량이었는지, 자세였는지, 눈에 먼저 보이는 이유부터 떠올렸다.


그건 나약함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난 원인부터 먼저 붙잡고 싶은 마음에 가깝다.


그런데 이번 연구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근골격계 손상의 배경에, 의외로 비타민 D 수치가 놓여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새 연구에 따르면 대학 운동선수의 거의 3분의 2가 비타민 D 수치가 낮았다. 수치가 5 ng/ml 낮아질 때마다 부상 가능성은 13%씩 높아졌다.


20260319 _ 비타민D 부족, 대학 운동선수 부상 위험 높인다 _ 2.png


많이 움직인다고 해서, 몸속까지 늘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연구팀이 13개 종목 대학 운동선수 285명을 분석했다.
종목은 13개였고, 비타민D 수치는 프리시즌 신체검사 때와 학기 중 전반에 걸쳐 측정됐다.
손상 기록, 수행능력 검사, 체성분 자료도 함께 수집했다.


운동선수들은 비타민D 수치에 따라 결핍(≤ 20 ng/ml), 불충분(21–31 ng/ml), 정상(≥ 32 ng/ml)으로 나뉘었다.
결과는 뚜렷했다.
47.2%는 불충분 상태였고, 17.6%는 결핍 상태였다.
정상 수치를 보인 선수는 35.2%뿐이었다.
연구 기간 중 어느 시점에서든 64.8%가 최적 미만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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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숫자는 오래 남는다.
훈련된 몸에도, 바깥에서 잘 보이지 않는 빈칸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연구 기간 동안 기록된 근골격계 손상은 총 148건이었다.
손상을 경험한 운동선수들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손상이 없었던 운동선수들보다 더 낮았다.
30.8 ng/ml 대 32.6 ng/ml였다.
연구진은 비타민D를 딱 잘라 범주로만 보기보다, 연속변수로 볼 때 손상 위험과의 관계가 더 잘 보인다고도 했다.
다시 말해 수치가 낮아질수록 위험이 어느 순간 갑자기 뛰기보다, 서서히 올라가는 쪽에 가까웠다.


혹시 당신도 몸이 보내는 신호를 늘 근육이나 관절의 문제로만 읽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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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타민 D 수치가 운동 수행능력까지 뚜렷하게 바꾸는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점프 높이, 최대 힘, 최대 파워, 균형 검사에서 작은 통계적 연관성은 있었지만 변화 폭은 매우 작았다.
예를 들어 비타민D 수치가 5 ng/ml 달라질 때 점프 높이 변화는 0.5 cm 정도였다.
연구진은 이를 임상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봤다.
회복 시간과의 강한 연관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연구는 기록을 더 좋게 만드는 영양소 이야기라기보다,
덜 다치게 할 가능성을 다시 보는 이야기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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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 결핍을 선별하고 교정하는 일은 복잡한 전략이 아닐 수 있다.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은 방식이면서도, 운동선수의 손상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고강도 훈련을 버티는 몸일수록, 근력 약화와 염증 증가, 골절이나 근육 손상 위험에 더 예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한 몸도, 햇빛과 영양의 빈칸까지 저절로 채우지는 못한다.


내 몸은 겉으로 보이는 컨디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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