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6주, 산모의 합병증 40%가 그 시간 안에 숨어 있다
퇴원 가방에는 아기 옷과 기저귀가 가득했다.
간호사가 건넨 안내문에는 수유 간격, 목욕 방법, 신생아 황달 주의사항이 적혀 있었다.
나는 그 종이를 접어서 가방 옆주머니에 넣었다.
차에 타기 전까지 누군가 "산모분 몸은 어떠세요?"라고 물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아마 안 물었을 거다.
출산 직후에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아기가 잘 먹는지, 잘 자는지, 체중이 느는지. 산후 2주 검진도, 한 달 검진도, 진료실에서 먼저 올라간 건 아기였다.
내 혈압을 재는 일은 거의 없었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연구팀이 온타리오주에서 약 110만 건의 출산 기록을 뒤졌다.
9년 치 데이터다.
중증 합병증이 발생한 시점을 나눠 보니, 출산 전이 16%, 분만 중이 55%, 출산 후 6주 이내가 29%였다.
출산이 끝난 뒤에 찾아오는 합병증이 거의 3분의 1이다.
그중에서도 산후 기간에 가장 많이 발생한 건 패혈증이었다.
산후 합병증의 절반을 차지했다.
열이 나고, 맥박이 빨라지고, 온몸이 으슬으슬한데 "산후조리 중이라 그렇겠지" 하고 넘길 수 있는 증상들이다.
연구팀은 출산 후 6주 동안 산모를 추적하지 않으면
이 기간 합병증의 약 40%를 발견하지 못한다고 추산했다.
수석 연구자 줄리아 무라카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중증 산모 합병증은 분만실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과 병동이 아니라 응급실에서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기존 연구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산모 사망의 47%가 임신 중, 46%가 산후에 일어난다.
분만 중 사망은 오히려 소수다.
그런데 의료 시스템의 관심은 분만실에 집중되어 있다.
퇴원 가방을 쌀 때, 아기 짐 사이에 혈압계 하나 넣어두는 건 어떨까.
거창한 장비가 아니라, 손목에 감는 작은 기계 하나.
열이 오르거나 맥박이 평소와 다르면, 산후조리라서 그런 게 아닐 수 있다.
몸이 보내는 신호가 있다면,
"아기 검진 때 같이 물어봐야지" 하고 미루지 않아도 된다.
산후 치료나 약물에 관한 판단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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