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넘으면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주사 한 방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등에 물집이 잡혔는데 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고.
병원에 갔더니 대상포진이라고 했다.
통증이 한 달 넘게 이어졌다.
잠을 못 자서 얼굴이 부었고, 밥맛이 없다는 말을 매일 했다.
그때는 '피부 질환이니까 피부만 나으면 끝이겠지' 싶었다.
그런데 대상포진이 심장까지 건드린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에서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성인 24만 6천 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한 연구다.
절반은 대상포진 백신을 맞았고, 절반은 안 맞았다.
접종 후 1년 동안 추적한 결과, 백신을 맞은 그룹은 심장마비 위험이 27% 낮았다.
뇌졸중도 27%. 심부전은 33%.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61%나 줄었다.
연구팀은 이 효과가 금연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대상포진 백신 한 방이 담배를 끊는 것만큼 심장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대상포진은 단순한 피부 문제가 아니다.
수두 바이러스가 다시 깨어나면서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고, 피가 엉기는 혈전 위험도 높인다.
기존 연구에서 대상포진을 겪은 사람은 이후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이 약 30% 올라간다는 보고가 있었다.
백신이 대상포진 자체를 막으니, 그 뒤에 따라오는 염증과 혈전도 함께 차단되는 셈이다.
이 연구는 관찰 연구라 '백신이 직접 심장을 보호한다'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추적 기간도 1년으로 짧다.
하지만 24만 명이 넘는 데이터에서 일관되게 나타난 결과라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50세 이상이라면 대상포진 백신을 아직 안 맞은 분이 있을 것이다.
피부만을 위한 백신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나도 그랬다.
다음 건강검진 때 담당의에게 한마디만 물어보면 된다.
대상포진 백신, 저도 맞아야 하나요.
[출처]
Shingles Vaccine Drastically Cuts Risk of Serious Cardiac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