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은 왜 생겼을까

나는 오늘도 ‘아프다’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by 전의혁

아침에 눈을 뜬다.
그게 첫 번째 의식 같다.
깨어 있다는 느낌.


그리고 바로 안다.
배가 고프다.
허리가 뻐근하다.


어쩌면 의식은 여기서 시작했을지 모른다.
살아남기 위해.
위험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는 그 질문을 정면으로 다룬다.
의식은 왜 진화했는가.
그리고 새를 보면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연구진은 의식을 세 가지로 나눈다.
기본 각성.
일반적 경계.
반성적 자기-의식.


각각은 역할이 다르다.
각각은 생존에 이점이 있다.
그 차이가 흥미롭다.


20251221 _ 의식의 진화, 새가 알려준 ‘세 단계’ 비밀 _ 2.png


먼저 기본 각성이다.
이건 비상경보다.
몸을 ‘경보 상태’로 바꾼다.


위험이 오면 깨어난다.
심장이 뛴다.
몸이 굳거나 달아난다.


고통은 여기서 중요한 도구다.
손상이 있다는 걸 알린다.
그리고 그 손상이 생존을 위협한다고 표시한다.


도망치거나 얼어붙게 만든다.
생존 반응을 끌어낸다.
아프다는 감각이 단순히 불쾌한 게 아닌 이유다.


두 번째는 일반적 경계다.
정보가 너무 많을 때, 하나를 잡아당긴다.
집중을 가능하게 한다.


누가 말할 때 연기가 보이면,
말보다 연기에 주목한다.
원인을 찾게 된다.


이 기능은 학습으로 이어진다.
연기는 불에서 나온다.
불이 있는 위치를 가리킨다.


처음엔 단순한 상관관계다.
하지만 표적화된 경계는 더 복잡한 상관관계도 찾는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더 필요해진다.


그리고 세 번째가 반성적 자기-의식이다.
여기서 이야기는 인간 쪽으로 기울어진다.
생각이 생각을 바라보게 된다.


나는 나를 떠올린다.
과거를 떠올린다.
미래를 걱정한다.


자기 이미지가 생긴다.
그 이미지를 계획에 붙인다.
행동을 조정한다.


이 의식은 환경을 보기만 하는 게 아니다.
자기 자신을 ‘등록’한다.
몸 상태도, 감각도, 생각도, 행동도.


아주 단순한 예가 있다.
거울 속에서 나를 알아보는 것.
그것도 반성적 의식의 한 형태다.


아이들은 생후 18개월쯤 이 능력을 발달시킨다고 한다.
침팬지, 돌고래, 까치에서도 관찰된 바 있다.
이 경험은 사회에 더 잘 들어가게 해 준다.


다른 사람과 더 잘 맞추게 해 준다.
관계를 조정하게 해 준다.
‘나’라는 존재를 공동체 속에 놓는다.


20251221 _ 의식의 진화, 새가 알려준 ‘세 단계’ 비밀 _ 2-1.png


그런데 이 연구가 더 재미있는 지점은 ‘새’다.
새는 다른 뇌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도 의식적 처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새가 의식적 지각의 근본 형태를 가질 수 있다고 제시한다.
세 가지 영역에서 유사성이 강조된다.
감각 의식, 신경생물학적 기초, 자기의식.


먼저 감각 의식이다.
새가 자극을 자동 처리만 하는 게 아니라,
주관적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시사된다.


비둘기에게 모호한 시각 자극을 주면,
인간처럼 해석을 바꾸며 오간다고 한다.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


까마귀류 연구도 언급된다.
자극의 물리적 존재가 아니라,
동물의 주관적 지각을 반영하는 신경 신호가 관찰됐다.


어떤 날은 의식적으로 보고,
어떤 날은 그렇지 않을 때,
특정 신경세포가 그 ‘내부 경험’에 따라 반응한다는 말이다.


두 번째는 뇌 구조다.
새의 뇌는 포유류와 다르다.
그런데도 의식적 처리에 필요한 기능적 구조를 포함한다.


조류에서 전전두엽 피질에 해당하는 등가물로 NCL(신경결합체)이 언급된다.
연결성이 매우 높다.
정보를 통합하고, 유연하게 처리하게 한다.


조류 전뇌의 커넥톰도 포유류와 유사성을 공유한다고 했다.
그래서 확립된 의식 이론의 여러 기준을 충족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뉴런 작업공간 이론 같은 틀도 거론된다.


세 번째는 자기의식이다.
까마귀과 일부 종은 거울 검사를 통과한다.
그리고 다른 변형 검사들은 또 다른 자기의식 유형을 보여준다.


비둘기와 닭도 언급된다.
거울 속 반사와 실제 동종 개체를 구분하고,
맥락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고 한다.


상황적이고 기본적인 자기의식의 징후라는 해석이다.
‘나’의 감각은 꼭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닐 수 있다.
그 가능성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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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이야기가 결국 한 문장으로 모인다.
의식은 생존에서 출발했을 가능성이 크다.
고통과 각성은 경보였다.


주의는 선택을 돕는다.
중요한 정보를 붙잡게 한다.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자기의식은 더 멀리 본다.
성찰과 장기 계획을 가능하게 한다.
사회적 조정을 돕는다.


나는 이 연구를 읽으며,
고통이 왜 이렇게 집요한지 다시 생각했다.
우리 몸이 너무 오래전부터 ‘살아남기’에 최적화돼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새를 떠올린다.
대뇌피질이 없어도 가능하다면,
의식은 생각보다 오래되고 넓게 퍼진 현상일 수 있다.


깨어 있음.
집중.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나.


의식은 아마,
살기 위해 태어난 감각이었을 것이다.
그 뒤에 우리가 붙인 이름이 ‘삶’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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