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타입에 맞춘 운동, 혈압이 두 배 더 내려갔다는 연구
새벽에 알람을 아무리 맞춰도 못 일어나는 사람이 있다.
나는 5시 30분 알람을 세 개 맞춰놓고 잔 적이 있다.
침대 밑, 책상 위, 거실.
그러고도 못 일어났다.
겨우 도착한 헬스장 러닝머신 위에선 하품만 했다.
'나는 의지가 약하다.'
그 결론을 몇 년 붙잡고 살았다.
저녁 8시에 동네 한 바퀴 걷는 건 한 번도 억지로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은, 한참 나중에야 떠올랐다.
새벽에는 발이 바닥에 안 붙는 느낌이다.
저녁 8시엔 신호등 바뀌는 시간이 아쉬울 정도로 몸이 풀린다.
같은 사람 맞나 싶다.
그게 의지 문제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연구가 나왔다.
파키스탄의 한 연구팀이 40~60세 150명에게 3개월 동안 빠르게 걷기를 시켰다.
먼저 사람들을 아침형과 저녁형으로 나눴다.
자기 시계와 맞는 시간대에 운동한 사람, 안 맞는 시간대에 운동한 사람.
둘 다 혈압이 내려갔다.
맞춘 쪽이 두 배 더 내려갔다.
수축기 혈압이 11mmHg 떨어졌다.
원래 고혈압이 있던 사람은 14mmHg까지 내려갔다.
안 맞춘 쪽은 반도 안 됐다.
이 숫자를 읽고 휴대폰을 한참 내려놓지 못했다.
지난 몇 년 내가 나한테 '게으르다'라고 했던 시간이 줄줄이 떠올랐다.
저녁형인 사람에게 새벽 운동은 몸이 아직 안 깬 상태로 달리는 일이라고 한다.
호르몬도 덜 나오고, 근육도 덜 준비된다.
같은 30분을 뛰어도 몸에 돌아오는 효과가 반으로 깎인다는 얘기다.
혹시 당신에게도 비슷한 일이 있었을지 모르겠다.
운동 계획이 몇 번째 실패했는데, 계속 의지 문제로 돌리고 있는 시간.
지난 일요일에 알람 없이 몇 시에 눈이 떠지는지 봤다.
9시가 넘어서야 떠졌다.
저녁 11시쯤 머리가 제일 맑았다.
거의 확실한 저녁형이다.
새벽 운동 일정표를 서랍에 넣었다.
대신 퇴근길에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오기로 했다.
30분이다.
이 정도는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출처]
Tariq A, Harris Khalid M, Ammar M. Chronotype-aligned exercise timing in middle-aged adults at cardiometabolic risk: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Open Heart. 2026;13:e003573. https://doi.org/10.1136/openhrt-2025-003573